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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는 밖을 내다보고 병선이 떠난 것을 확인했다.
운진은 텔레비젼에서 보여주는 미식 풋볼경기를 보고 있었다. "나랑 그만 끝내고 싶어?"
"아니." 진희는 문 앞에 여전히 선 채 대답했다.
"병선이랑 해 보게?"
"미스타 오가 영진이를 자꾸... 사귀려 하니까."
"그래서."
"그리고 영진인 내가 만나는 남자들마다 쫓아다니며 똑같은 말만 하니까."
운진은 소파에서 움직였다. "와 앉아서 얘기 해애."
진희는 그제서야 코트를 벗어서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앉았다.
"내 사촌동생 병선이가... 미쓰 강 좋아하나 보지?"
"내가 미스타 오랑 자는 거 알면서도 그래."
"왜? 걔가 한번 달래?"
"..."
"아니면, 이미 잔 사이야?"
"아냐!"
진희가 크게 말하며 그의 다리를 때렸다. "이게 사람을 뭘로 보구."
진희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런 오해를 충분히 주었겠다 싶어 참았다.
"미쓰 킴이... 나에 대해서 딴 말 안 해?" 운진은 그 집에서의 해프닝을 염두에 두었다.
"나만 보면 미스타 오한테서 떨어지라고..." 진희는 전혀 다르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미쓰 킴도 우리가 자는 거 알어?"
"자꾸 넘겨짚으려 하고... 유도심문하고 그래. 말을 확실히는 안 했지."
운진의 팔 하나가 진희의 목으로 갔다.
진희는 기다렸다는 듯이 운진의 품에 기댔다. "영진이랑... 잤어?"
"아니이!"
"잘 안 넘어 와?" 진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운진의 가슴께를 꼬집는 척 했다.
"그런 여잔... 준대도 안 해."
"왜? 미스타 오 같은 바람둥이가?"
"그 여잔... 미쓰 강처럼 앗쌀한 타입이 아니게 보여. 괜히 잘못 건드렸다간 피곤하겠어."
"..."
"곧 할라데이 다가오는데. 뭐 해줄까?"
진희의 머리가 들려졌다. "나?"
"말해. 원하는 거 해줄게."
진희의 손가락이 운진의 입술을 만졌다. "돈으로 줄래?"
"돈 필요해?"
"빨리 잡(job)을 찾아야 하는데... 내가 배운 거라곤 피아노 밖에 없어서."
운진이 진희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바지 뒷주머니를 뒤졌다. 그 틈에 진희가 운진의 입술을 훔쳤다.
운진은 진희의 입술을 아주 능숙하고 맛있게 빨며 지갑을 꺼내들었다.
진희가 운진의 목덜미에다 얼굴을 묻었다. "나 염치 없지."
"나 아니면 또 어디다 말하겠어."
운진은 지갑 안에서 이십불짜리로 대충 이, 삼백불 되게 끄집어내고는 그녀를 팔꿈치로 툭툭 쳤다.
진희가 팔만 움직여서 이리저리 더듬거렸다.
운진은 진희의 손에다 돈을 쥐어주었다. "우선 쓰라고. 나중에 또..."
"흉 봐도 좋아." 진희가 손에 쥐어진 돈을 꼭 움켜쥐었다.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하는데 돈 안 줘?"
"체!" 진희가 몸을 떼었다.
운진은 갑자기 성욕이 일었다. 그래서 바로 코 앞에 보이는 그녀의 가슴께를 들여다 봤다.
진희가 돈을 꼭꼭 접어서 입고 있는 청바지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문 가 봐. 잠겼나."
운진은 후딱 움직여서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
진희는 소파 위에 누워 겉옷을 얼른 벗었다.
그가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가고, 그녀가 두 팔을 벌려서 그를 안아들였다.
둘은 격렬한 키쓰부터 시작했다.
진희의 날씬한 손이 운진의 청바지 속으로 쑤시고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