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운서언니 곁에 서서 소리 들리는 대로 똑같이 따라 불렀다. 그리고 다시 아랫층 친교실로도 언니를 따라 내려오니 거의 모든 청년회 성원이 에워싸는 것이다. 미스타 오 왜 안 나왔느냐고. 일이 있어서 못 나왔어요 하고 숙희는 일일히 응하느라 진땀을 뺐다.그녀는 보았다. 김 중위가 일부러 멀리 돌아서 지나가는 것을.이제 와서 생각하니 김 중위가 단체 기합이랍시고 태권도 시합에 나갈 선수들을 엎드려 뻗쳐 시켜놓고 여자라고 구분없다며 빳따로 때렸을 때, 절대 순수한 마음이 아니었을...그 때 숙희는 볼기를 빳따로 맞은 아픔보다도 수치심에서 죽고 싶었었다.그리고 시합에 나갔다가 준우승으로 그쳤을 때, 학교 운동장을 끝도 없이 뛰게 해서 결국 탈진으로 쓰러지도록...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게 다 아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