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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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운서언니 곁에 서서 소리 들리는 대로 똑같이 따라 불렀다. 그리고 다시 아랫층 친교실로도 언니를 따라 내려오니 거의 모든 청년회 성원이 에워싸는 것이다.   미스타 오 왜 안 나왔느냐고.   일이 있어서 못 나왔어요 하고 숙희는 일일히 응하느라 진땀을 뺐다.그녀는 보았다. 김 중위가 일부러 멀리 돌아서 지나가는 것을.이제 와서 생각하니 김 중위가 단체 기합이랍시고 태권도 시합에 나갈 선수들을 엎드려 뻗쳐 시켜놓고 여자라고 구분없다며 빳따로 때렸을 때, 절대 순수한 마음이 아니었을...그 때 숙희는 볼기를 빳따로 맞은 아픔보다도 수치심에서 죽고 싶었었다.그리고 시합에 나갔다가 준우승으로 그쳤을 때, 학교 운동장을 끝도 없이 뛰게 해서 결국 탈진으로 쓰러지도록...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게 다 아빠의 ..

14-1x131 태어나기로 되어 있는 운명

태어나기로 되어 있는 운명   운진모 김정인은 말로는 딸더러 이 기집애 저 기집애, 아들더러는 죽일 놈 살릴 놈 했지만 남편이 다 주라 하는 호통에 돈이란 돈을 싹 긁어서 아들에게 주었다.이제부터 우리 먹여 살려, 이놈아! 하면서.   "이제부터 누나가 화원 책임지면, 거기서 생활비 받아 쓰세요."운진은 시간을 다투어 변호사를 대동하고 과수원 인수 인계에 숙희도 참석시켰다.숙희는 언덕 위에 위치한 과수원 집 앞뜰에서 끝 없는 벌판을 보고는 기가 질렸다.거래는 현찰로 주고 받으면서, 반 다운에 나머지를 십년에 나눠서 갚기로 한 것처럼 기막힌 계약을 같은 변호사가 양방을 대표로 해서 서명을 증인했다.   과수원의 사과를 일반인에게 파는 것이 시들어지면, 나머지 사과들은 몽땅 거두어져서 나무통이나 밬스에 담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