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많으셨어요 수고하셨어요 덕분에 단풍 구경 잘 했시다 동굴 구경 정말 좋았어요 내일 뵈요 안녕히 가세요무수한 인사들이 깜깜한 교회 주차장에서 난무한다.운진은 단풍 구경 잘 했시다 하고 말한 것이 영호임을 알았다. 건방진 새끼! 끽 해야 스물 넷, 셋, 다섯? 군대 이제 제대하고 온 놈이.그리고 운진은 여행 내내 입을 테이프로 봉한 듯이 침묵으로 시종일관이었던 흥섭을 봤다. 흥섭은 숙희가 있는 방향이면 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기색이었다.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환경에 의문투성이라 늘 의기소침해 있었을 여학생을 교관이랍시고 군기 잡았을 게 뻔한 자식! 응큼한 새끼!숙희는 어둠 속이었지만 운진이 김 중위가 있는 방향을 마치 먹이를 노리는 짐승이 지켜보듯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