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선이마저 마지막 사람으로 돌아가고 난 후.운진은 숙희더러 윗층으로 올라가자고 했다. "새로운 데를 발견했어요." "뭔데?" "얼른 보면 평생 모를 뻔 했는데. 옥상으로 통하는 비밀계단이 있더라구요." "비밀계단?" 숙희가 물으면서 그래도 괜히 긴장되는지 운진의 손을 찾아 잡았다.얼른 보면 옷 같은 것을 걸어 넣는 클로짓 같이 생긴 문이 그 비밀통로라고. 그 안에 또 하나의 문이 있고 그 문을 잡아 당겨서 여니, 좁은 계단이...계단은 가파른 편이지만 별로 힘 안 들이고 올라갈 수 있었다.계단 꼭대기의 스톰도어를 밀어서 여니 페인트 칠한 옥상이었다. 이제 해가 넘어간 벌판은 먼 곳에 남은 여광을 힘 입어 얼룩덜룩하다.운진과 숙희는 과수원 집의 옥상 난간에 기대어 서서 빠르게 어두워져 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