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둘은 한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서 텔레비젼을 봐도 감흥이 일지않는다.숙희의 어깨에 브래지어 끈이 나오고 앞가슴에 골이 패여도 운진의 눈은 지나간다. 왜.그도 숙희와 결혼해서 첫날밤에 서로를 첫경험으로 발견하고 싶어서. 아니면. 그녀를 보내줘야 하는 경우가 생겨도 그녀는 상처가 덜 할 것 같아서.몸까지 주었다가 헤어지는 일이 벌어지면 여자는 얼마나 힘들까 해서. "사람들은 흔히 그러지... 남녀가 한방에서 밤을 보냈다고 하면, 당연히..."숙희의 그 말에 운진은 새삼 영진이 생각났다. 남녀가 밤을 같이 보내면 무슨 일이 생기느냐고 모친에게 쏘아부치던. '엄마 아빠나 혼전 관계로 오빠를 임신해서 결혼한...' '나는 어림없어요! 절대로!' 영진의 귀여운 외침이 들려온다.운진은 뜸을 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