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오션 씨티에서 돌아온 지도 일주일이 지나갔다.과수원 둔턱에서 내려다 보이는 포도원은 모든 일이 끝나서 조용하다.그 곳과 과수원은 이제 봄이 올 때까지 긴 휴면기에 들어간다.운진의 화원도 이제 남은 국화와 사철나무 들을 처분하고 나면 동면기에 들어간다.과수원과 화원 사이에 일궈진 옥수수 밭에 바람이 불어 지나가면 이제 씨 받기 위해 남겨진 수숫대들이 으스스스 스치는 소리를 낸다. 운진은 그 밭의 옥수수들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그들이 이번 주 안에 와서 몽땅 따 가기로 되어있다.숙희와 운진이 나란히 산책하는 도로는 이제 차량의 통행이 사라졌다.숙희가 개의 목줄을 잡고 걷는다.웬지 눈에 많이 익은 상황이다.숙희는 새삼스레 긴장되어 운진의 손을 더듬어 잡았다.운진은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다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