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은 이제 운진의 눈과 입술을 번갈아 본다.운진은 그냥 전방에 있는 텔레비젼만 보고 있다.영진의 손 하나가 서서히 올라가더니 운진의 볼에 가서 닿았다. "제 생명을 구해줘서 고마워요. 저는 어려서부터 찬바람을 갑자기 쐬면 천식을 해요."그녀가 침을 꼴깍 삼켰다.그녀는 무척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그녀는 감동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겨울에도 영진은 갑자기 천식이 몰려와서 숨을 못 쉰 적이 있었다. 그 때 부모는 어어 하고 구경만 했을 뿐. 그녀가 죽을 힘을 다해 손을 목에 넣고 휘저어 왈칵 토하면서 가래가 나온 바람에 살아났다.그 때부터 영진은 진짜 결정적인 순간에는 부모도 남이구나 하고 실망했는데.그리고 영진은 말문을 닫았었는데. 적어도 오운진이란 남자를 만나기까지는.그런데 오운진이란 남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