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여름의 끝자락 숙희(韓叔姬)는 주말부터 시작하는 휴가를 하루 앞둔 금요일 이날도 일찍 출근했다. 그녀는 오히려 평소보다 30분 더 일찍 출근했다. 휴가 가기 전에 정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이다. 그녀는 자신의 책상을 밀린 서류 하나 없이 깨끗이 비워놔야 휴가를 가든 집에서 쉬든 마음이 편하다. 말단 사원까지 휴가를 다 보내고 나서 끝으로 그녀에게 차례가 왔는데,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그녀가 사는 미 동부지역 해안은 8월 하순이 지나면 이미 바닷물이 차가워지기 시작하고, 햇볕만 대낮에 따갑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는 바닷가는 서서히 폐장을 시작한다. 그리고 미국 노동절날인 9월 첫째 월요일이면 공식적으로 여름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닷가의 그 수 많던 피서인파가 9월의 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