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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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4. 07:50

   숙희는 운서의 권유로 이번에는 안채로 들어갔다.
   "저기 소파에 앉아서 쉬어요."
   "그냥 지나가다 들른 건데. 바쁘신데 죄송해요."
   "뭘... 미쓰 한은, 아직도 그 아파트에?"
   "아뇨. 얼마 전에 리스 캔슬하고 다시 아빠 집으로..."
   "잘 됐지, 뭐. 돈 세이브 하고."
   "그러니까요."
   "일은 아직도, 그, 은행 일?"
   "최근에 다른 데로 옮겼어요."
   "오오..."
   "디 씨로 다닐 때는 보수가 좋았는데, 출퇴근이 너무 힘들었어요. 눈만 오면 하루 종일..."
눈 얘기 하다가 숙희는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미스타 오한테, 그 때, 실례했는데.
   "작년 겨울은 또, 유난히 눈이 자주 왔어."
   "그러니까요.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차 안에 갇혀 있었어요." 
그리고 그 때 그에게 도움을 받고는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오오... 아유."
운서는 숙희가 그냥 좋다.
여자 치고 키가 훤칠하고, 이목구비도 또렷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몸매가 정말 근사하다.
그런데 남동생은 숙희에게 전혀 와닿는 감정이 없나.
   일부러 여길 찾아온 눈치인데, 하필 손님이 있네...
운서는 밖에서 동생이 찾는 소리에 숙희더러 그냥 있으라고 손짓하고 나섰다. 
숙희는 비로소 방 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살림하는 집 같은데, 깔끔하니 누군가가 늘 손을 대는가.
혹시 그 같이 다니는 여자?
키쓰도 하는 사이면 여기를 드나들지 않겠는지.
그녀는 이리저리 둘러보고 일어서서 침실 같은 데를 찾아봤다. 
키쓰하는 사이면 잠자리도...
그러나 그녀는 남녀가 장래를 약속했다 해도 미리 잠자리 하는 것을 아직 믿지않는다. 
그녀는 상상만 하고도 얼굴이 빨개진다.
그녀는 더 있다가 이상해질까 봐 그만 가자고 문을 향해 돌아섰다.
그 때 운진이 방 안으로 들어섰다.
   "어? 여기 계셨어요? 전 가신 줄 알고."
   그가 어느 안으로 부지런히 사라졌다. 
잠시 후 물 내려가는 소리가 나고, 그가 다시 나타났다. "바둑이 잘 있어요?"
   "네, 그럼요!"
   "헤헤헤. 바둑이? 하긴 개 이름이야, 뭐. 그래도 그 생긴 게 바둑이... 는 아니던데?"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나갔다.
숙희는 그제서야 화장실이 어디에 있나 찾아야 했다. 
그녀는 좁은 복도를 기웃거리다가 아무래도 화장실 같다고 여겨지는 방 앞으로 갔다. 
그 방문을 살짝 열어보니 화장실이 아니었다. 
환한 창이 햇살을 방 안 가득 들이고 있다.
숙희는 무의식 중에 그 창으로 다가갔다.
그 창으로 보이는 바깥은 화원의 뒷뜰이었다.

   운진은 개가 창을 올려다 보며 꼬리치는 것을 보고 의아해 했다. 개가 큰 몸을 늘이고 올려다 보며 꼬리를 마구 치는 것이다.
그의 래보도어 개가 누구를 보고 반긴다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다.
그는 몇발짝 물러서서 그 창을 살펴봤다.
   아아...
그는 여자의 얼굴을 봤다. 치! 남의 방을 허락도 없이 구경하나. 취미도 이상하네.
여자 진짜 희한하네! 저러고 싶을까?
운진은 진희가 박과 원두막에 있는 것을 봤다.
   순간 운진은 어떤 연결고리쇠가 술술 풀리는 현상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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