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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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4. 07:49

   수요일.
운서는 안 가겠다는 남동생을 떠다밀어서 쫓아야 했다.
다음날이 졸업식이라 졸업생들은 하루 전에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 
운진이 바쁘다고 안 간다는 것을 등을 때려서 보내는 것이다.
   "그냥 영어귀를 트이려고 다닌 거, 졸업은 필요없어요."
   "그래도 가!" 
운서는 남동생의 등짝을 때렸다. 박사 누나지만 그래도 동생이 대견한 것이다.
비록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이지만 일하면서 졸업하는 동생이 자랑스러운 것이다.
박이 호스물을 운진의 발치에다 뿌렸다.
운진이 대충 하고 금방 돌아온다 하고 떠난 뒤 진희가 화원으로 놀러왔다. 
그녀는 화원에서 새로 일하기 시작한 박을 보러 온 것인데, 운서에게 붙들려서 일을 도와주게 생겼다.

   오후 두시쯤.
사람들이 조금 뜸해져서 운서랑 진희랑 박은 한숨 돌리는데.
하늘색의 소형 승용차가 화원 앞 주차장으로 조심히 들어왔다.
   어, 저 차는.
진희가 먼저 알아보고 운서언니를 돌아다봤다. 저 언니와 아나?
운서도 그 차를 알아봤다.
   앜세사리 가게 딸 미쓰 한 차 같은데?
운서가 앞으로 나갔다. 미쓰 한이 웬일로 여길...
숙희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운서에게 크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어머? 미쓰 한이잖아?"
   "꽃집이 여기군요."
   "알고 오는 길이야?"
   "네?... 네. 저번에 미스타 오를 만나서."
   "오오... 아유."
   운서는 웬지 미쓰 한이 가게로 왔다는 사실이 거북하면서 반갑다. "들어와, 미쓰 한."
숙희는 약간 쭈뼛거려지는 걸음을 차에서 용감히 떼었다.
   "우리 운진이랑 만나서 알았나부지?"
   "어... 네!"
숙희는 묘한 기분이 든다. 입이 무거운 남잔가 보네. 
   "오오... 아유."
   "그럴 일이... 있었어요." 숙희는 개들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고 여겼다.
   "오오... 아유." 
운서는 이제 숙희의 등장이 어떤 면에서 반갑다. 혹시 알어. 
   우리 운진이가 미쓰 한과 연결되면서 다른 여자들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지.
숙희가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안녕하세요." 진희가 먼저 인사했다.
순간 숙희는 적잖은 충격과 실망이 들었다. 이 여자가 여길 왜...
   "아, 네. 오랫만이네요." 숙희는 일단 감정을 숨겼다.
   "운진이는 지금 졸업식 리허설 때문에 학교?..."
   운서가 말을 하다 말고 밖을 봤다. "쟤 진짜 빨리 오네?"
밖에 짙은 색의 추렄이 달려와서 멎는 것이다.
숙희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쿵쿵 뛰기 시작했다.
운진은 추렄에서 내리고는 하늘색 혼다 차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돌아섰다. "저 찬 어디서..."
   "안녕하세요." 숙희가 먼저 인사했다.
   "아, 녜! 어쩐지 차가 눈에 익더라니."
   "퇴근하는 길에 그냥..."
   "아, 녜! 참, 여기 어디로 일 다니신다고 그러셨죠."
   "화원이라 하길래 전, 좀, 다르게 생각했는데." 
   "남자가 꽃 판다니까 이상해서요?"
   "꽃집의 아가씨가 아니라서, 좀..." 숙희는 입을 손으로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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