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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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5. 01:33

   숙희는 운진이 먼저 지나친 접근으로 나오면 한 대 때려주나 어쩌나 연구 중이었다. 
그녀는 화장실을 쓰러 가서는 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화장실이 너무 깨끗한 것이다.
깔끔한 남자네...
그렇다면 사생활도 성격처럼 깔끔해서 조금 만난 여자라 해서 함부로 하지는...
   숙희는 검열 나온 사람처럼 화장실을 꼼꼼히 살펴봤다. 다행이다. 내가 좀 칠칠맞은데.
그리고 숙희는 화장실에서 혼자 웃었다. 한숙희, 너, 미쳤어.
그녀는 화장실에서 나와서야 운진이 없음을 알았다.
밖은 그 새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숙희는 뒷문을 밀어봤다.
문은 쉽게 열렸다.
큰 개가 껑 하고 짖고, 작은 개가 깡 하고 짖었다.
뒷뜰은 불이 없어서 어두웠다.
숙희는 철계단에 서서 그냥 내다봤다.
운진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그는 작은개를 안았다.
숙희가 보더라도 그녀의 개는 스트레쓰가 확 풀렸는지 꼬리를 떨어져라고 흔들어댔다.

   "내일 교회, 나오실 거죠?"
   운진은 추렄을 세우며 그것부터 물었다. "아직 제가 와야죠?"
   "음... 내일은 제가 가볼께요."
   "녜."
   "안녕히 가세요." 숙희는 인사까지 했다.
운진도 상반신을 움직여서 인사했다. "녜! 안녕히 계세요."
숙희는 추렄의 문과 시트를 움켜쥐고 조심히 내렸다.
작은개가 깡총 뛰어 내렸다.
큰개가 추렄 뒤에서 껑 하고 짖었다.
   운진은 그 길로 집으로 갔다.
그는 개를 뒷뜰에다 매어두고 뒷문으로 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부친과 삼촌은 술을 하고 있었다.
   "운진이도 한잔 할래?" 그의 삼촌이 위스키 병을 들어보였다.
그의 모친과 숙모가 리빙룸 소파에 나란히 앉아있는데, 운진에게 손사래를 쳤다.
두 노익장은 이미 거나해 보였다.
운진은 얘기가 어떻게 되어가나 알아보려고 집에 온 것이다. "내일 교회 일찍 가봐야 합니다."
   "넌 무슨 교회를 심심하면 나가냐?" 그의 삼촌이 말했다.
결국 그 색씨 누구냐로 번졌다.
운진은 가게를 사고 팔고 하다가 우연히 알아진 여자라고만 말했다.
운진은 제 방에 들어서 침대에 벌렁 누웠다.
그는 한동안 잊고 지내온 영진의 생각이 떠올랐다.
   숙희가 리마인드를 해 줘서.
운진은 저도 모르게 두 여인을 눈 앞에 놓고 대조해 본다.
그러다가 그는 아무 여자하고도 인연 맺지 못하는 결론을 내려본다.
그는 머리를 흔들어서 여자 생각을 치웠다. 두 여자 다 그에게는 안 맞을 것 같아서.
운진은 비로소 술 생각이 났다.
그러나 그는 노장들과 상대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혼자 방으로 들여와서 마실 기분도 아니었다.
한국 나가서 아주 사나? 
아니면, 다시 들어왔는데, 나랑은 연락을 끊은 건가.
지니도 모를 정도면. 
아니면, 지니더러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시켰던지. 
아니면, 영진 그 여자네 집에서 지니마저 연락을 안 해서...
그나저나 병선이새끼가 지니를 갖나 본데. 이상한 새끼네? 어떻게 제 사촌형과 자던 여자를...
   운진은 핑게 김에 진희도 떨어져 나가고 영진도 떨어져 나가는 행운을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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