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pt.3 12-1x111 딸 둘이 거의 동시에 결혼을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13. 00:59

딸 둘이 거의 동시에 결혼을

   양가 부모들이 조촐한 디너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숙희는 하루 종일 생각하다가 화사하게 꾸미기로 마음 먹었다. 차라리 개리 같이 나의 과거에 대해서 아는 이에게는 잘 지낸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낳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숙희는 결혼 후 처음으로 미장원이라는 데를 다녀왔다.
단 머리는 남편이 좋아하는 취향으로 틀어서 말아 올렸다.
   "우와아아! 안,  근데. 당신이 시집 가나?" 운진이 숙희를 연신 훑어봤다.
   "너무 튀어 보여?"
   "너무 멋내지 말지? 챌리가 기울어 보이면..."
   "난 자기 좋으라고, 자기 좋아하는 스타일로 했는데?"
   "그래? 고맙군. 역시 수키는 아름다운 여인이야."
   "오오오! 오운진이가 칭찬도 할 줄 알아요?"
   "때로는."
   운진은 아내를 진정 보호한다는 마음에서 가벼운 입술 맞춤을 했다. "나는 행운아야."
숙희는 남편의 볼에 대고 있는 손을 떼지 못 했다. "내가 러키인 거지."
   개리 부부가 아주 정중하게 수키와 우디를 맞았다.
그리고 개리가 화사하게 차린 수키에게 눈으로 칭찬을 보냈다. 
   'That's very good! That's more like it! (아주 좋소! 그래야지!)'
호텔 레스토랑에 예약된 시각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들을 한 관계로 양 부모와 챌리 그리고 주니어등은 그 호텔에 딸린 선물 코너를 돌았다.
다들 점잖게 고급스런 진열들을 돌아보는데, 운진만 유독 주위를 날카롭게 살폈다.
   '어딘가에 보는 눈이 있다. 보자! 이제는 나타나시지.'
운진은 반쯤 노출된 아내의 어깨가 시릴까 봐 손으로 감싸주는 척하며 잡았다. "여기 안에 에어컨이 쎄서 당신, 춥겠네. 숄이라도 걸치고 나올 걸."
   "난 자기가 이렇게 해줄 줄 알았는데?"
   "아하! 내가 좀 늦게 눈치챘군?"
   "자기 살면서 점점 미스테리야."
   "흐흠. 쉽게 노출되어 버리는 것 보단 낫지?"
   "점점 더 모르겠다는 뜻이지."
수키의 그 말은 진정이었다. '살면 살수록 속을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내 오운진.'
쑤와 그녀의 남편이 다정하게 구경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개리 시니어의 심정이 착찹하다.
왜 안 그렇겠는가. 
얼마 전만 해도 알트에게 쑤를 소홀히 감독해서 그녀가 이리저리 튀게 내버려둔다고 야단쳤고, 자수한 그녀를 되돌려 보내며 빼내줄테니 알아서 처리하라고 귀띔까지 했는데...
듣자 하니 알트의 심복들이 탄 차가 우디란 자의 운전 방해로 인해 벨트웨이에서 중앙 분리대를 받고 하마터면 전복될 뻔해서 다 죽을 뻔했다는데... 
이 날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나 자녀들의 결혼을 서로 승낙하는 모임을 가지게 되었으니.
   '알트는 조만간 나도 손을 써야겠는 걸?'
   '놈은(bastard) 얄팍해서 저가 불리하면 아무나 물고 늘어지는 습성이 있지.'
   '여태는 쑤가 훔친 돈 때문에 그것에만 몰두해서 정신을 못 차렸는데, 결국 실패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결과를 맞으면, 그자는 나에게 반기를 들 것이다.'
   '쑤가 약속대로 입을 영원히 닫아도... 알트 그자가 불지 모른다. 제 딴에는 쑤를 매장시킨다고 저지르는 작당에 비밀을 지켜주기로 한 자들이 공개되고...'
   '그렇게 되면 쑤가 더 큰 봉변을 당한다.'
   '그럴 때 나는 그녀를 보호해 주어야 하나 아니면 그 전에 처리해야 하나.'
이제 그녀의 딸 챌리가 집안 며느리로 들어오려는 찰라이다.
   '쑤에게 어떤 일이 미치면 간접적으로 주니어에게도 화가 미친다! 젠장!'
그리고 우디란 자는 보면 볼수록 경계심을 자극하는 인물이다.
개리가 여러 루트를 통해서 알아본 우디란 자는 수수께끼의 인물이다.
그자는 입국한 경위와 경로가 불투명하고, 무엇보다도 그자의 이름이 미 국방성에 올려져서 보호관찰 받는다는 기록이 못내 껄끄럽다. 심지어 소셜 번호도 전혀 쌩뚱맞다 하고.

'[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3 12-3x113  (3) 2024.09.13
pt.3 12-2x112  (1) 2024.09.13
pt.3 11-10x110  (8) 2024.09.13
pt.3 11-9x109  (2) 2024.09.13
pt.3 11-8x108  (3) 2024.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