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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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과 숙희가 두번째 장소를 찾은 때는 정오쯤이었다.그 곳은 아예 불이 꺼져 있었다.숙희는 허 하고 웃었다.   "그러니까 가짜 실적 보고를..."   "그런가부지. 가, 운진씨. 괜히 여기까지 고생하며 왔네."   "그래도 진상을 알았으니까 다행이죠."   "하마터면..."   "이글이란 돈 회사가... 이러니까 자꾸 다운되는 건가요?"   "콘추롤을 못하면서 확장만."   "기왕에 온 거 이글 본사나..."   "아니. 그냥 갈래."   "그럴래요?"   "하마터면..."운진은 불 꺼진 이글 지사 사무실을 멀리서 그리고 안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숙희는 입을 꾹 다물고 운진이 하자는 대로 움직이기만 했다.아무데서나 찾아진 샤핑 몰에 들어가서 푸드 코트를 찾건말건. 아무데서나 찾아진 주유소에서 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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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운진이 하자는 대로 무조건 따라 하며 재미를 느꼈다.우선 레스트 에어리아의 화장실에서 간단한 양치질과 안면 세수를 하고.운진이 먼저 땀에 젖은 셔츠를 새 것으로 갈아 입은 뒤 벗은 것으로 해가 들어오는 쪽의 차 유리를 가렸다. 숙희는 그 그늘 속에서 순식간에 셔츠를 새 것으로 갈아 입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웃었다.그런 다음 차는 고속도로로 나갔다.차는 얼마 안 가서 하늘 높이 솟은 맼도널즈 광고판을 보고 당장 나타난 엨짓으로 빠졌다.두 사람은 그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했다.그리고 숙희는 그 레스토랑 화장실에서 아침 용변을 봤다.운진의 그런 모든 제의와 행동이 많이 해 본 사람답게 아주 능숙한 것에 숙희는 웃음이 나왔다.   그들이 샬롯트란 도시에 도착한 때는 오전 열시 경.숙희는 아무 공..

11-1x101 인정 받은 사이

인정 받은 사이   운진과 숙희는 레스트 에어리아에서 다리도 펴고, 아이스밬스에서 마실 것과 간식도 꺼내어 먹고 하면서 새삼스레 주차장에 잘 세워져 있는 위치에서 지도를 짚어갔다.둘이 여태 온 거리의 반 정도를 더 가야한다.그 때가 새벽 네시쯤.숙희가 가늘게 하품을 했다.   "졸려요?" 운진이 물었다.   "아니, 그냥."   "한 두 시간 반 정도 더 가니까, 그 동안 잠 좀 자요."   "운진씨도 피곤하잖아."   "나는 샬롯트에 도착해서 숙희씨 볼 일 볼 때 자죠."   "나 차에서 자면, 운진씨 졸릴텐데."   "그럼, 여기 레스트 에어리아에서 눈 좀 붙였다가 떠날까요?"   "여기서 자도 돼?" 숙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운진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 차들을 가리켰다. "저 차들, 자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