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 2

13-7x127

숙희는 운진에게 입이 안 떨어지는 것을 간신히 말했다.   오션 씨티 가자고.   "어차피 팔월 말이면 화원을 닫잖아."   "그 때는 물이 찰 텐데요."   "꼭 물에 들어가고 싶어서는 아니구... 우리 둘이, 그냥."   "회사에서 며칠 받아요?"   "금요일부터 빠지면, 금, 토, 일, 월, 이렇게."   "그럼, 호텔에 전화 예약하고 계약금도 보내야 하는데요."   "내가 할께!"그래서 수키는 월요일에 출근해서 오션 씨티 여기저기에 방 있나 알아봤다.그리고 찾아진 것이 H 호텔의 꼭대기 방. 그것도 운 좋게 바다가 보이는 방향으로.수키는 하루치 계약금 쪼로 수표를 한장 끊어서 당장 부쳤다.그것을 그 층의 안내하는 백인 여자가 보았다.아무래도 그녀의 아웃고잉 메일함에 꽂히니 자연적으로 알려진 것이다..

13-6x126

입추가 지나고 말복도 지난 햇볕은 닿는 살갗에 따가움을 주어도 그늘에 들면 서늘하다.이제 화원의 뒷뜰은 듬성듬성 빈 자리들이 보인다.어디서 불려온 일꾼들은 수확하고 난 마른 줄기들을 거둬 내는 작업을 한다.숙희는 안채 건물 뒷문을 열었다.스크린 도어를 통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운진은 아침부터 언덕 너머 과수원 주인과 상의할 것이 있다며 가고 없다.이제 화원은 남은 화초들과 채소들을 떨이로 팔아치우고 나면... 기나긴 동면에 들어간다.숙희는 커피를 기울이며 운진이 언제나 돌아오나 기다린다.두꺼운 나무 문을 통해 매장에서 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운진씨는 화원이 동면에 들어가면 뭘 할래나...   이제 다가올 공휴일이라면 레이버 데이.숙희는 부엌 벽에 걸린 어느 농장제공의 달력을 본다. 한주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