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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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9. 07:29

   숙희가 통사정해서 차는 일단 모텔로 돌아왔다.
운진은 창 밖을 내다보고 섰고. 숙희는 침대에 걸터 앉아서 운진의 뒷모습을 쳐다본다.
밖은 완전 어두움에 물들었고, 가는 비가 내리고 있다.
   "배 안 고파, 운진씨?"
   "..."
   "응?"
   "뭘 시키든가 맘대로 하시요."
   "나 좀 보고 말해."
   "우리 그만..."
   "응? 나 배고파." 
숙희는 그렇게 운진의 말을 가로 막았다.
그녀는 그의 말을 끊어야 했다. "나 좀 보라니까?"
운진이 마지 못한 척 창가에서 돌아섰다.
   "운진씨 말처럼, 어차피 나는 이글에서 고집부려서 리인스테이트 된 거구... 이글 파이넨셜이 아이에프티씨에다가 나를 가까이 오게 해달라고 하니까..."
   "그러니까 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이글 아니었으면 아이에프티씬지 뭣인지는 숙희씨를 재고용할 의사가 없었단 말이요, 내 말이."
   "꼭 그렇게..."
   "그렇지만 숙희씨를 데리고 있으면, 일이야 숙희씨가 다 하고, 아이에프티씬가는 코미쑌만 나눠 먹는 거요.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으로."
   "서로 필요에 의해서."
   "그렇다고 이글로 옮겨갈 수도 없는 입장 아니요."
   "오라고는 했었는데... 그 때 같이 내려왔던 보쓰가 가로 막는 바람에."
   "공짜로 먹는 코미쑌이 달아나니까 당연히..."
   "그렇게까지..."
   "..." 
   운진의 얼굴에는 아직도 노기가 남아있다. "지금은 버스가 있나 모르겠고. 내일 아침 탴시 불러 타고라도 나는 돌아가겠소."
   "운진씨!"
   숙희는 운진의 냉정끼만 대하면 숨이 막힌다. "왜 혼자 고집만..."
   "아, 맘대로 하라잖소! 쩟!"
운진이 또 하나의 침대 위로 가서는 그녀에게 등을 보이고 누웠다.
저런 여자는 역시 ㅈ대가리 큰 양놈들 하고나 어울리지!

   이튿날 아침.
어느 쪽 회사에선지 차가 와서 숙희를 태워갔다.
운진은 모텔에다가 탴시를 부탁했다.
그리고 그는 주머니에 든 현찰을 톡톡 털어서 '개 그린 버스'로 귀가길에 올랐다.
그는 그렇게 숙희와 끝낸다고 여겼다.
그는 샬롯트 시에서 볼티모어 시까지 가도록 잠을 청했다.
  그는 공중전화로 불러낸 병선과 진희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영진과 연락할 방법을 알려달라고.
   "성. 미쓰 킴은 왜? 성, 지금 여자..."
   "너 해라."
   "엉?"
   "어머!" 
병선과 진희가 귀신을 본 것처럼 놀랬다.
   "오, 죄송... 성격파탄자 같다. 변덕이 하루에도 콩죽 끓듯이 요랬다 조랬다..."
병선과 진희가 서로를 봤다.
   "더 이상 말하면 이상한 여자로 몰고 갈 테니 더 말 않고... 네?"
   운진은 진희를 비로소 똑바로 봤다. "뭐 한대요, 지금, 영진씬."
진희가 병선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병선은 뜻 모를 한숨을 토했다. 왜.
새삼 그 키 큰 여자가 아쉽고 진희와 함께인 게 후회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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