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18-2x172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5. 01:31

   운진은 집에 가서 개를 먹이고 걸리고. 숙희네 집으로 갔다.
숙희가 아침에 헤어지기 직전 집 열쇠를 주며 강아지 운동을 부탁했던 것이다. 
요즘에 주인이 다리가 불편해서 못 걷는 바람에 개가 방안에서 스트레쓰만 쌓일 거라고.
   아유, 요 쪼그만 강아지 새끼!
운진은 집 개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안될 작은 개를 부서질쎄라 조심하며 걸렸다. 그리고 그는 화원으로 도로 돌아가서 숙희의 전화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 새 삼촌네는 운진의 부모를 만나러 나갔다.
운진은 병선이와 땀 흘려가며 수리한 가게가 그 새 도로 개엉망인 것에 한탄이 나왔다.
하긴 한국에서 고명아들로 일이라고는 마당의 풀도 안 뽑아본 분이니...
그래도 울 아버지 어머니는 줄기차게 청소차 타시는데. 
우리 부모님 두 분 맨날 다투시면서도 그래도 미국 땅에서 서로 의지되고 그런다는데.
   운진은 조금 치워주다가 말았다. 나도 떠날 참에 뭔 걱정이냐.
그리고 그는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그는 전화벨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여보세요?"
   "네." 숙희였다.
   "오! 숙희씨?"
   "네."
   "알았어요. 금방 출발해요."
   "네."

   운진은 오후의 러시아워를 탓하며 한시간이나 걸려서 숙희가 기다리고 있는 빌딩에 도착했다.
숙희는 라비 의자에 앉아서 밖을 눈 빠지게 보고 있던 참이었다.
운진은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에게서 백을 빼앗듯 받아서 척 걸치고 어깨를 내주었다.
숙희는 그의 어깨에 손을 힘주어 얹고 다리에 휴식을 주었다. "오늘 다리가 더 아파요."
   "너무 미리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요?"
   "일... 해야 해요."
   "집에서 너무 하시네에."
   "저도 돈이 필요하구."
이번에도 숙희가 운진에게 엉덩이를 내주며 무게를 실었다. 
맘껏 잡고 주무르며 밀어 올리라고.
운진은 숙희를 엉덩이를 두 손으로 받쳐줘서 올라가게 했다. 그리고 그는 부지런히 움직여서 운전석에 올라탔다. "시장하시죠."
   "네."
   "일단 디 씨를 나갑시다."
   "하루 종일 뭐하셨어요?"
   "시계랑 눈싸움했죠."
   "역시 꾼이셔. 진짜 조심해야지 안 되겠어."
   "이상하게 그런 데에 집착하시는 경향이 있으시군요."
   "제가 보는 견지에서도 그래요."
   "녜에, 녜!"
그날도 운진이 저녁을 샀다.
그리고 그는 숙희를 집에 내려주고 따라 들어갔다.
숙희가 운진을 가볍게 안고는 그의 어깨에 턱을 고였다.
그녀가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물러났다. "운진씨 친절에 고맙다는 뜻이예요."
   "어차피 저는 일거리 찾을 때까지는, 뭐, 노니까요."
   "일 빨리 못 잡았으면 하는데요?"
   "남 따라 말하는 게 취미세요?"
   "네? 아... 제 다리 빨리 낫지 말라 하신 말."
   "엨스-레이, 연락왔어요?"
   "아뇨, 아직... 참! 그러네..."
   "그나저나 변호사, 아직 연락 안 오고... 이상한데요?"
   "네?"
   "그 때가 언젠데 아직도 월킹 온 잇인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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