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행여 운진을 못 만날까 봐 화원으로 달려왔다.
운진은 밭 끄트머리에 나가 있었다며.
"어쨌거나 걔네들이 숙희씨를 도로 찾죠."
운진이 숙희가 보쓰에게 했다는 말을 듣고 한 말이다.
"왜?"
"숙희씨가 걔네들의 실태를 다 파악해서 분석했는데. 이제 더 이상 관여하기 싫어서 손을 뗀다고 하면, 회사는 새 사람을 또 투입해야 하고."
운진은 매장 준비로 여기저기 보고 다니며 말한다. "새 사람은 배우려면 또 얼마나 걸려야 할지."
숙희는 그저 운진의 옆에 붙어 다녔다.
운서가 어쩌다 마주 칠 때마다 그 꼴이 눈시리다는 제스처를 보내왔다.
둘은 그날 운서가 해 준 저녁을 함께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숙희는 출근해서 운진의 추측이 맞아 떨어졌음을 알았다.
보쓰란 이가 그녀의 방으로 찾아 와서는 그녀가 이글껀을 전임 담당으로 할 것이며, 어느 누구에게도 질의문답에 응하지 않는다는 보장만 하라고, 모든 서류를 들여놓았다.
"They want you to handle their case. (그들은 당신이 그들의 껀을 다루길 원하오.)"
채프먼이 비록 유리문이지만 그것도 꼭 닫고 갔다.
숙희는 수화기를 쳐다보다가 나중에 하지 했다.
그녀는 이제부터 그 돈 장사 회사의 마이너스 경영을 어떻게 하면 빠른 시일 내에 플러스 경영으로 돌아서게 하나 연구해야 한다.
보쓰란 이가 다시 왔다.
그가 숙희에게 아직도 올라오는 어떤 은행의 몇몇 지점 상황을 가져갔다. 노 모어 하며.
[지금 맡는 이글 케이스가 우리 회사로는 일년에 몇십만불어치라는 것만 기억하시요.]
그가 그녀에게 남기고 간 말이다.
숙희는 절로 흥 소리가 나왔다.
그녀는 그 돈 장사 회사가 언제부터 마이너스가 나기 시작했는지부터 찾기로 했다.
한편, 운진은 화원을 놔두고 따로 기거할 곳을 얻을 궁리를 했다.
모친의 성화가 나날이 늘어가는 것이다.
빨리 장가 가서 아이들 낳는 것이 효도라고.
그것에는 친척들도 가세한다.
"그렇지만, 그년은 절대로 안 된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절대 안 돼!"
삼대독자 집안에 출신도 모르는 계집은 절대 안 들인다는 고집이다.
게다가 공희모가 전에 나가던 침례교회에서 운진모네 장로교회로 옮겨왔다.
그 뿐만 아니라, 공희모는 교회 소속을 옮겨놓고 가게를 남편과 딸에게 맡긴 채 하루 종일 심방 같은 것을 따라 다니는데, 운진모를 마주치려는 것이다.
두 여인은 마주치기만 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악다구니로 말다툼을 벌인다.
공희모는 숙희를 운진에게서 떼어놓으려고 출신 운운하며 험담을 해놓고 이제는 그쪽 집 아들을 쌩트집으로 물러서라고 악을 쓰는 것이다.
한날 일요일날.
운진은 교회를 나갔다가 그 광경을 목격했다.
그 날은 두 여인네가 금시라도 머리끄댕이를 서로 잡고 전투라도 벌일 기세였다.
사람들이 뜯어 말리고.
운진은 전혀 모르는 이들의 싸움을 목격한 것처럼 지나쳤다.
그의 모친이 아들의 이름을 악써서 불렀지만 그는 그냥 나가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아들을 쫓아가지는 않았다. 아들을 잘못 건드리면 엄청난 화를 당하기 때문에.
대신 그녀는 공희모더러 우리 아들 쫓아가서 뭐라 해보라고 부추겼다. "우리 아들더러 그년이랑 떨어지라고, 직접 말 해 보라니까? 난 할 만큼 했어!"
"내가 하라면 못 할 줄 알아?"
그러나 공희모는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부부가 화원으로 숙희년을 데릴러 갔다가 그 놈한테 봉변 당한 기억이 아직도 새로운 것이다.
아닌 말로 아버지뻘 되는 이를 발로 차서 자빠뜨리는 그런 쌍놈하고 말이 될까.
'[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3-6x026 (0) | 2024.06.28 |
---|---|
3-5x025 (0) | 2024.06.27 |
3-3x023 (0) | 2024.06.27 |
3-2x022 (1) | 2024.06.27 |
3-1x021 숙희의 갈등 (0) | 2024.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