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운진이 피곤할텐데 그만 자라고 하는데도 내 말 더 들으라고 전화통에 매달렸다.
그녀로서는 생전 안 하던 짓이다.
그녀가 전화로 수다를 떤다는 것은 그녀의 사전에 없었다.
둘의 통화는 운진이 자야겠다고 해서야 끝이 났다.
숙희는 먹은 그릇들을 설겆이 하고 그제서야 씻으러 갔다.
이튿날.
숙희는 출근하자마자 상사로부터의 호출을 받았다.
그녀의 직속 보쓰가 아예 그녀의 방으로 와서 얼른 같이 가자고 서둘기부터 했다.
"와이? 워썹, 보쓰?" 숙희는 저도 모르게 겁이 더럭 났다.
"I faxed all the work to them. (내가 그들에게 작업한 것을 퍀스 쳤소.)"
"오우?"
[그들이 우리의 분석 결과에 승복했소.]
[그래서요?]
[아버지는 책임지고 물러서야 하고. 딸이 계승하는데.]
그가 그녀에게 계속 굽어지는 복도를 가리켰다. [딸이 우리에게 다음 작업을 부탁하는...]
그녀가 보쓰를 따라 가서 도착한 곳은 아주 높은 직위들만 들어있는 셐숀이었다.
그녀는 아주 넓직한 회의실로 안내되었다.
그 방에는 서너명쯤의 노인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있다가 일제히 쳐다봤다.
"디스 이즈 쑤." 그녀의 보쓰가 그들에게 그녀를 소개했다.
하이, 쑤.
헬로.
하이, 데어.
그 노인들이 숙희에게 손도 들어보이며 아는 체를 보내왔다
숙희는 잔뜩 긴장되어 손을 간신히 흔들어 보였다.
"So, she's going down to South Carolina? (그래, 그녀가 남 캐롤라이나로 내려가나?)"
노인 1이 물었다. [원래는 거기서 작업해 주기로 요청 들어왔었던 것 아닌가?]
숙희의 보쓰가 그녀더러 잠자코 있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녀는 안 갑니다.]
"와이?" 노인 2가 물었다.
[회사 방침과 오더를 무시하는 건가?] 제 3의 노인이 안 좋은 말투로 말했다.
숙희의 머릿속을 스치는 어떤 말 한마디.
항상 제가 있는 것을 믿고 과감히 나가세요.
운진이 그리 칭찬할 만한 말은 아니지만 그녀에게 해 주었던 말. [나의 피앙세가...]
그녀의 말을 보쓰맨이 저지했다.
[우리가 남 캐롤라이나로 꼭 내려갈 필요는 없습니다.]
채프먼이 퍀스친 결과를 프린트 해 낸 카피를 들어 보였다. [그들이 우리의 작업을 퍀스로 받았으며, 내용에 상세히 지적한 것처럼 돈이 어디론가 유출된 것으로...]
세 노인이 일제히 숙희더러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숙희는 바로 돌아 나왔다.
[나 같은 비기너(beginner)에게 그런 큰 회사껀을 맡기는 것이 의심스러워요.]
숙희는 나중에 따로 회의를 하자는 보쓰에게 운진이 한 말을 그대로 인용했다. [나는 이글껀에서 손을 떼길 원해요.]
"와이!"
"I don't want to get involved with Eagle. (이글과 연계되고 싶지 않아요.)"
보쓰란 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Sue..."
"Sorry. (미안.)"
그쯤에서 숙희는 퇴근하겠다는 손짓을 하고 일어섰다. "If you want me to quit because I told you that I want out from Eagle case, I will! (만일 내가 이글껀에서 손을 뗀다 해서 나더러 그만 두라 하면, 그만 두겠어요!)"
보쓰란 자가 입술로만 노 노 노 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는 몹시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Damn it! Don't!..."
"굿 나잇!"
숙희는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오운진 나한테 말한 거 책임져!
"I see you tomorrow, Sue!" 채프먼이 그녀 등 뒤에다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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