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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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6. 27. 16:55

   숙희는 피로한 눈에 휴식을 줄 겸, 그리고 간단한 스냌도 찾을 겸 방을 나섰다.
바쁘게 지나치는 같은 층의 동료 사원들이 인사와 아는 체를 던져왔다.
숙희의 자격지심일까.
   혹 이글같은 큰 어카운트를 도맡아서 관리하고 분석한다는 소문이 나서일까.
   저들은 얼마 만한 어카운트들을 주무를까...
숙희는 벤딩 머신들이 있는 맨 아랫층 라비로 내려갔다.
그녀는 라비에서 마악 들어오는 보쓰와 만났다. "아이 저스트 니드 섬 스냌스."
그녀의 보쓰가 다른 이와 지나가면서 그런 신경 쓰지 말라는 눈짓을 했다. 
즉 그런 보고를 한 필요가 이젠 없는 위치에 있으니까.
그와 같이 가는 남자가 숙희를 돌아다봤다.
   허 네임 이스 쑤. 앤드... 블라, 블라... 이글이 어쩌고 저쩌고... 
아마도 채프먼이 그 남자에게 숙희와 이글의 대해 말하는 모양이었다.
숙희는 카페인이 안 든 음료수 캔을 찾고, 간단한 쇼트브레드 쿠키를 찾았다. 
그녀는 캔과 쿠키를 들고 라비의 대형 유리로 걸어갔다.
   오!
숙희는 제 방에서 느끼지 못한 것을 보게 되었다. 
밖은 비에 젖고 있었다. 비 오면... 운진씨 젖을 텐데.
그녀는 급한 사람처럼 서둘러서 제 방으로 돌아왔다. 

   "밭일 하는 사람들은 비 올 때 일을 더 하죠."
   "왜?"
   "물을 거저 얻으니까요."
   "아, 불쌍해."
   "흐흐흐! 숙희씨더러 결혼 서두르자고 해야겠는데?"
   "음... 그런다고 마다할 나 아닌데."
   "저번 일요일에 교회 갔다가 숙희씨 어머님, 그러니까 공희 어머니를 봤어요."
   "어머!"
   "지치지도 않는지... 울 어머니랑 또 한바탕 하십디다."
   "와아..."
   "숙희씨한테는 전화 연락 안 옵니까?"
   "안 오지... 만일 와도 내가 안 받으니까."`
숙희는 전화 통화를 하며 전부터 들여다 보고 있는 서류를 건성으로 넘기는데.
그녀는 새삼 못 보고 지나쳤던 어떤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아, 운진씨! 또 전화할께?"
그녀는 수화기를 얼른 내려놓고 방금 찾은 어떤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자세에서 보쓰에게로 구내 전화를 걸었다.
   "I think I found something! (뭔가를 찾은 것 같아요!)"
   어느 해인가 손익 대차를 작성하면서 좋게 보면 미스프린트를 한, 나쁘게 보면 교묘하게 숫자를 틀리게 한, 계산 부분을 그녀가 발견한 것이다.
   그녀의 보쓰가 눈으로 확인하고는 그 서류를 몽땅 들고 뛰쳐 나갔다.
숙희는 가슴이 마구 방망이질 쳤다.
마치 큰 비밀을 발견한 때처럼. 아니. 
마치 큰 일을 저지르고 벌을 기다릴 때의 조바심처럼.
그녀는 괜히 방 밖을 망보며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난데, 운진씨."
   "무슨 일이 났습니까?" 
   그는 기계 저 편에서도 그녀의 음성을 간파한 모양이었다. "목소리가 잔뜩 긴장했네요."
   "내가... 이글이란 회사의 큰 비밀을 알아낸 것 같애."
   "그래요?"
   "나 무서워. 나 조퇴하고 운진씨 있는 데 갈래."
   "그럴 정돕니까?"
   "문제가 커질 것 같애. 그래서 보쓰한테 넘겼어."
   "그럼, 오시던지. 기다릴테니까."
   "아마 어쩌면 운진씨가 나 먹여 살려야 할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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