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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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7. 08:06

   베이스를 너무 잘 하셔요.
   성가대가 아주 잘 살아나고, 듣는 우리는 은혜를 아주 많이 받는답니다.
   여인네가 향수도 아주 비쌀 것 같은 종류를 뿌리는지 냄새도 황홀하다. 게다가 여인네가 웃으면 양볼에 보조개가 아주 깊숙히 패인다. 
   "오래오래 계셔서 늘 좋은 찬양 부탁해도 되겠죠? 오늘은 이런 말씀 드리려고 일부러 올라왔어요."
운진은 몸 둘 바를 모르는 자처럼 녜 녜 거리며 절절매었다. 
그는 그 여인의 향수 냄새와 요염한 미소와 작은 키에 비해 잘 빠진 몸매를 어찌 감당 못하고 그저 쥐구멍만 찾았다. 
   "고맙습니다."
   "또 뵈어요? 안녕히 가세요?" 여인이 상반신을 깊숙히 숙여서 인사를 한다.
   "녜, 녜!"
운진도 상반신을 구부려서 인사하다가 그만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그 여인의 풍성한 블라우스 앞섶이 훤히 벌어져서 그 안이 다 들여다 보인 것이다. 그녀의 깨끗한 가슴 속살에 유방의 상반 부분이 코 앞에 보였다. 그녀는 맨살에다 브래지어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향긋한 내음이 확 풍겨 나온 것이었다. 
   와우! 이건 완전... 유혹이다, 유혹!
여인네가 가면서 운진에게 보조개도 깊게 미소를 던졌다.
운진은 그 자리에 한참 서 있어야 했다. 잔뜩 불거진 자기가 아파서였다.
그리고 하필 그 복도에서 목격한 이가 성렬과 진희이었다.

   그 날 밤, 운진은 밤새 그 여인과 알몸으로 뒹구는 꿈을 꾸었다.
어떻게 한번도 지치지않고, 한번도 깨어나지도 않고 알람이 울려서 눈이 떠졌을 때까지 그 여인과 수도 없이 셐스를 가졌다.
그가 감히 상상도 못하는 해괴한 체위까지 구사하며.
그리고 운진은 제 아랫도리가 오줌을 싼 것처럼 흥건한 것을 알았다.
몽정을 얼마나 해댔는지 잘 때 입은 반바지까지도 온통 젖었다.
   이제 교회는 다 갔다!
   교회를 가면 그 여자를 어떻게 대면하나.
   암만 꿈이라지만 감히 유부녀와 성교하는 꿈을 꾸었는데!
운진은 정액으로 범벅인 팬티와 바지를 화장실 싱크에다 던지고 물을 틀었다. 그냥 놔두면 정액이 말라서 뻣뻣해지고, 그랬다가 모친이라도 와서 빨래해 준다 하다가 발견하면...
운진은 싱크의 물을 끄고, 샤워하러 들어섰다.
그리고 제 꼬추를 내려다 보니 축 늘어져 있지만 행복한 느낌이 위로 솟구쳐 올라왔다. 
마치 실제로 근사한 셐스를 하고 나서 흐뭇해 하는 모습이었다.
어쨌거나 운진은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그는 팬티와 반바지를 건져서 샤워장에다 일단 걸어놓았다.
그는 기분이 보통 상쾌하지않다.
그는 냉장고에서 당근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는 아파트 계단을 두다다닥 뛰어 내려갔다. 
마치 묵은 정액이 그 동안 몸을 무겁게 했다가 다 배설하고 나니 날아갈 것 같은 기분.
그는 주차장을 가로 질러가면서 소리내어 콧노래를 불렀다. 
그런 몽정의 경험이 양심에 찔리든 어쩌든 꿈이라서 천만다행이라 여기며.
   그의 그런 모습을 숙희가 마침 차를 몰고 가다가 보았다.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당근을 입에 물고 가는 그의 모습을.
숙희는 하마터면 유리를 내릴 뻔 했다. 
   아서라, 한숙희! 저 남자는 아파트에 드나드는 여자가 이미 있잖아!
숙희는 조금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행여 그와 눈이 마주칠까봐 앞만 보고 차를 몰았다.
그녀의 곁눈에 그의 짙은 색 추렄이 길 가에 세워져 있는 것이 들어왔다.
그녀는 그가 그 추렄에 오기 전 그 옆을 쌩 달려 지나갔다.
   그래애... 괜찮다 싶은 남자들은 이미 짝이 있더라구.
숙희는 괜한 실망감이 들었다. 괜찮은 남자를 여자들이 가만 놔두겠어? 늦는 게 바보지.    
그녀는 뒷거울로 해서 추렄을 찾았다.
하지만 그녀는 우회전을 바로 해야겠어서 추렄이나 그 남자를 볼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그가 빵 사 준 것을 신세라고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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