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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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 10:53

   난 그자가 부하 직원을 감싸고 도는 좋은 매네저인 줄 알았는데.
   가만 하는 걸 보니 남의 공을 제 것으로 돌리는 야비한 자로군요.
운진의 그 말이 숙희의 귓전에서 맴돈다.
그녀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들었다.
이상하게...
그녀는 이 날 운진을 못 가게 붙들고 싶었다.
이상하게...
생전 못 느껴보던 성기의 짜릿짜릿한 맛을 느꼈다.
숙희는 약 지어온 것을 먹기 시작한지 이제 두 주 정도 접어 들었는데 이상한 반응을 느낀다.
전에 전혀 못 느껴보던 질의 젖은 느낌.
이 날은 움직이는 대로 젖은 질이 서로 부벼대는 것을 느끼고 속으로 당황했다. 
그런데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에서 몸을 옆으로 뉘이며 엉덩이가 움직이는 대로 질이 서로 마찰하는 젖은 촉감을 자꾸 느껴봤다. 그녀는 최대한 용기를 내어 제 아랫도리 겉을 더듬어 보고 물 싼 것을 알았다.
   남자의 성기가 들어오면 그 감촉이 어떨까...
   그러다가 그녀는 한의가 한 말이 기억났다. 자궁이 이렇게 약해서는 임신을 못한다고.
   그럼, 그 한의 양반이 정말 약을 잘 지어준 건가?
   '간을 다시 건강하게 돌려놓으면 식성이 좋아질 거요.'
   '신장을 북돋아주면 소변 보기가 아주 용의해질 거요.'
그 한의가 숙희더러 자궁이 약하다고 했지 어떻게 한다고는 말 안했는데, 아마 약에 넣었나.
그녀는 평소처럼 머릿속으로 온갖 공상과 빛들이 떠돌아 다니는 것 없이 아주 노곤해지면서 잠이 금새 들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는 꿈에서 운진과 셐스를 했다.
그녀는 꿈에서 부끄럽다 여기지않고 그와 열심히 셐스를 했다.
전에 꿈 속에서 전혀 못 보던 남자가 자꾸 셐스를 하자 해서 꿈 속에서도 민망하고 부끄러웠는데, 이번에 운진과 셐스를 하니 덜 부끄러웠다.
그가 그녀의 안에 들어갔다 나온 손가락을 이리저리 돌리며 맑은 물기가 묻은 것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그가 그 손가락을 그녀의 입에 가져다 밀어넣었다.
그런데 그의 손가락이 꿀맛이었다. 꿈인데 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지? 거기를 축축하게 만든다는 분비액이 단 거야, 아니면, 운진씨가 셐스해서 단 거야?
그녀는 꿈 속에서 운진을 역시 꾼이네 하고 부른 것 같았다.

   이튿날.
숙희는 운진이 손짓으로 아침인사를 대신 하며 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괜히 반가우면서 꿈 기억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했다.
그녀는 자꾸 그의 아랫도리 부근을 훔쳐봤다.
그리고 그녀는 또 젖어오기 시작하는 질의 감촉을 느꼈다.
운진이 냉장고에서 은색 약봉지를 꺼내 가위로 자를 곳을 접는데, 숙희에게 그의 손가락 놀림이 새삼 남 같지 않게 느껴졌다.
비록 꿈 속에서였지만, 그녀의 안에 들어갔다 나온 손가락 모양과 똑같이 생겼다.
숙희는 호흡을 끊었다 연결했다 하면서 떠오르는 열기를 식히려 했다.
   "자, 얼른 드시고 또 일 가셔야지."
   그가 사기컵에 중탕한 약을 가져왔다. "그럭저럭 반 드셨네. 얼마 안 되네?"
숙희는 그 컵을 받으며 운진의 손가락 하나를 가만히 쥐었다.
   행여 그 손가락이 비록 꿈 속에서였지만 그녀의 안을 들어갔다 나왔나 해서.
그리고 그녀는 혼자 웃으면서 얼굴이 빨개졌다. "첨엔 맛 없어서 실지로 간신히 먹었는데 이젠 입에 배서 그런지 아니면 슬슬 맛이 나는 건지, 그러네."
   "좋은 징조요. 누님 말에 의하면 이번 것 다 먹고 나면 이차 또 처방한다죠?"
   "또?"
   "몸에 좋은 보약은 아직 한 첩도 못 써 봤다는데요."
   "또?"
   "우선 간장을 튼튼하게 한 다음에 보약을 써야 몸에 잘 흡수된답니다."
   "그야 더 팔아 먹으려는 꾀임 아니겠어?"
   "효과만 있다면 그런 꾀임에 넘어가도 돼요!"
그가 소리치는 바람에 숙희는 정말로 목이 쏙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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