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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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12. 05:37

   '백인 남자들과 돌아가면서 아주 걸레처럼 섹스를 밥 먹듯이 했대요...'
   '딸이 아마 있죠? 여기서 대학 다닐 때 백인 남자 친구랑 불장난해서 낳은...'
   '그래서 숙희 어머니가 거의 실성할 정도까지 되셨다가 홧병으로 돌아가실 뻔 했어요. 숙희는 그 때 나오지도 않았고 해서 우리 동창들이 걔 어머니 친척을 수소문해서 찾아드렸는데...'
   '세상에... 그래 놓고는, 오 선생님을 그렇게 속이고는, 겨우 나한테는 애들 학자금이라면서 돈을 줘. 내 입을 막으려고 그런 거지 뭐예요?'
운진의 귀에 정애의 간드러진 말이 쟁쟁거렸다.
그래서 운진이 한 짓거리는 정애를 그가 툭 하면 가던 모텔로 데려갔다. 
모텔 방에 들자마자 정애의 몸은 달랑 들려져서 침대로 날아갔다. 그녀의 옷들이 쉽게 아주 간단히 홀랑 벗겨졌다.
운진이 불을 못 끄게 했다. "댁 입만 막으면 된다고, 우리 와이프가 그럽디까? 우리 와이프가 그리 간단히 생각하는 사람으로 보이요?"
   "네? 아이, 불은 끄구우." 정애가 몸을 도르르 말았다.
   "그 돈... 내가 우리 와이프한테 준 거요. 댁 주라고."
   "네? 오 선생님이... 왜요?"
   "댁 덕분에 우리 와이프의 과거를 들어 알게 되었지만... 나도 그리 깨끗한 놈은 못되오. 보시요, 여기 김정애 여사랑 내가 왕년에 셐스를 했었고, 오늘 또 그럴려고 하는 걸."
   "어차피 숙희 걔 알아져도 말 못하죠. 지는 더 했으면 더 했지."
   정애가 벗은 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부끄러워했다. "하려면 빨리 해요. 나... 낼 일 나가야 해요. 네?"
운진이 대답은 않고 정애의 알몸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네? 할 거면 얼른 하자니까?" 
   정애가 두 팔을 간신히 내밀었다. "걔한텐 말 안 할게."
   "내 아내가 백인 남자들과 돌아가면서 섹스를 했다구? 넌 겨우 엽전들하고 돌아가면서 몸을 팔지?"
   "네? 그게... 무슨..." 정애가 몸의 수치스런 부분을 손으로 가렸다. 
그리고 그녀는 그 다음의 말들이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이해가 가지않았다.
   '내가 부르기 전에는 눈 앞에 얼씬거리지 마라!' 
   '아가리 똑바로 놀리고 다녀라! 알았냐?' 
   '넌 나를 모른다.' 
   '경찰에다가 널 이렇게 수치스럽게 했다고 신고할래?'
   '불법체류인 네가 감히?'
   '앞으로 우리 숙희를 또 보게 되면 죽는 시늉으로 섬겨라.'
그리고...
   '내가 부르면 아무 때건 달려오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다.' 
   '너희들 다 죽일 것들 똥물에다 튀길라!' 
그가 실제로 그녀의 알몸을 마구 주물럭거렸다.
정애는 화내기는 커녕 울지도 못하고 숨소리도 못 냈다. 
그녀는 세상에서 여태까지 살아오도록 운진이란 사내가 목에서 낸 음침한 음성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의 우악스런 손 힘이 몸을 마구 만지는데 되려 흥분이 되었다.
그녀는 무서워서인지 흥분해서인지 이상한 신음 소리를 절로 냈다.
   "내 말대로 잠자코 살면 간간히 만나는 거고."
   그리고 그가 번득인 눈빛은 아마도 악마의 것이 그랬을 것이다. "소위 친구라면서. 과거야 어쨌든 결혼하고 사람답게 살려는 친구를 봤으면, 되려 감싸주고 칭찬해 줘야지. 이런 식으로 한단 말요? 그 돈 그냥 준 돈 아니니까, 잘 생각하면서 쓰시요. 언제 그 돈이 댁의 목을 조일지 모르니까! 그리고 처음부터 우리 둘이 아는 사이였다고 말할 것이지, 나중에서야 말하는 건 뭐야!"
   "해 줘! 하자고!" 
   정애는 운진의 가랑이를 붙잡으려고 팔을 허우적거렸다. "나 미치게만 하지 말고오!"
운진은 선 채로 바지 앞만 열었다.
정애는 주저않고 그의 하반신을 향해 달겨들었다.

   운진은 정애를 처음 태운 한인 상가 주차장에다 내려주었다. "조심해서 가세요."
그리고 그의 차는 떠나버렸다.
정애는 넓은 주차장에 홀로 남아있는 그녀의 토요타 차에 쓰러지듯 기댔다.
   '내가 지금 꿈을 꾼 거야. 아니면, 무슨 영화를 본 거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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