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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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16. 03:38

   숙희의 임신 8개월째.
펜타곤과 씨아이에이의 합동수사반에 의해 숙희의 회사 시설이 조사를 받게 되었다.
제품생산 허가가 나왔는데 일방적인 즉결 처리로 컨셒트 즉 시제품 생산이 금지되었다.
당연히 숙희의 고문 변호인단이 대법원에 상소했다.
   펜타곤과 씨아이에이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 배상이 몇십억 불이었다. 각 나라에서 요청한 관심도를 매상으로 환산해서 얻었을 이득금의 두 배인 것이다.
공항 부근의 회사 건물은 경비원만 남기고 전원 무기한 휴가에 들어갔다. 그들의 임금 또한 손해 배상에 포함되었다. 
정부의 무단 횡포에 대한 항의였다.
   숙희는 며칠 째 이층 방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
펜타곤과 씨아이에이의 습격이 단순하지가 않아서였다. 
   '알트는 절대 아냐. 누굴까. 그리고 왤까. 그 레이다를 개발하면 누가 타격을 받는 거야...'
운진은 운진대로 아내가 방에만 처박혀 있으니 갑갑하고 해서 외출 좀 하겠다고 했다.
다른 때 같으면 꼬치꼬치 물었을 숙희가 눈으로만 그러라고 응수했다.
그게 서로에게 좋은 것이다.
운진은 핑게 김에 바람 좀 쐬러 나가고.
숙희는 남편 없는 틈에 맘 놓고 여기저기 전화 연락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누구한테 제일 먼저 전화를 해 본다?'
그녀는 아는 이들을 하나씩 따져봤다.
   아담은 단단히 삐쳐서 심지어 '밷 빗치' 라는 말까지 던지고 통화를 끊은 이 후로 전화도 없고 전화도 안 받는다. '길어야 삼일이었는데. 이번엔 아담 이게 오래 가네? 나와의 셐스가 미치도록 그립다며 항복해 오던 게...'
숙희의 기둥남편격이었던 아담이 잠잠한 것이 그녀를 제일 걱정되게 한다. 
   '뱅크 어카운트에 다시 안 넣어준다고 시위하나? 아니면, 그 좋은 머리로 작당을 하고 있나?'
   개리는 전화를 걸면 응답이야 하겠지만, 챌리의 결혼식 때 느꼈듯이, 국장으로 승진했기 때문에 사소한 일 따위는 직접 관여치 않고, 새로 부임한 그의 심복 아론에게 미룰 것이다.
   '아론이란 자는 겉으로는 굉장히 세련되고 공식적인 것 같아도 나한테 대하는 태도가 되게 기분 나뻐. 마치... 나에 대해 잘 안다는 듯이.'
숙희는 어떤 번호를 찾아놓고 계속 망설이고 있다.
알트. 
그의 번호로 전화를 할까말까 몹시 주저되는 것이다.
   '아니!'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셀폰을 접었다. '쓸데없는 화근을 일으키지 말자!'
대신 그녀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기, 어딘데?"
   "마침 캐리아웃 해서 집으로 가는 길이요."
   "뭐 샀어?"
   "당신 좋아하는 짬뽕 캐리아웃 하고, 캘리포니아 롤 두 판하고, 오랫만에 돈까쓰."
   "빨리 와. 나 자기하고 의논할 거 있어."

   숙희는 남편에게 회사가 금지령 받은 것에 대해 의논하고는 놀라운 것을 또 발견했다.
   "당신이 인수해서 개발한다는 그 레이다 장치가 해외로 팔려 나가면, 누가 가장 타격을 받을 것 같소?"
   "미군?"
   "노. 가뜩이나 밀리기 시작하는 미국의 항공기 시장 확보에 찬물을 끼얹는 제품인데. 그렇다고 국방성에서 일방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는 없지."
   "그럼, 누구?"
   "홈랜드 시큐리티. 뭐지? 국토안보부?"
   "어엉? 그게... 왜 글루... 연결되지?"
소위 911 사태라고 불리우는 알 카이다의 뉴 욬시 쌍둥이 빌딩 공격 이 후 죠지 부시 행정부에 의해 새로 생겨난 정부 부서 홈랜드 시큐리티에서 일개 회사의 시제품 생산을 금지시킨다는 것이 타당한지.
   "이제 그 부서가 마치 왕년의 정보부처럼 막강한 권력을 과시하겠지."
   "개인 비지네쓰까지 상관하면서?"
   "국가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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