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는 우디와 통화를 마치자마자 습관처럼 셀폰을 책상 위에 던졌다.
"Why can he not die! (왜 그는 안 죽는 거야!)"
그는 둘러선 부하들에게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소리쳤다. [그는 칼에 찔려도 살아났고, 추렄으로 받아도 살아났다...]
그의 부하들은 서로 슬금슬금 눈치를 볼 뿐이었다.
[이글에서 클로버를 회생시키기 전에 우리가 쑤한테 손을 써야 했는데, 왜 이리 일이 안 되는 거야!]
알트가 또 소리를 질렀다.
그의 부하들은 이제 방바닥만 내려다 볼 뿐 누구 하나 나서려고 하지않았다.
알트는 그제서야 수퍼바이저가 안 보이는 것을 알았다.
그는 좀 전에 던졌던 셀폰을 집느라 잔뜩 부른 배를 구부리며 끙끙거렸다.
[어디 있나!]
알트가 셀폰에다 소리쳤다. [어디? 곧 감세.]
알트는 셀폰을 도로 이번에는 살살 놓았다.
"I'll be gone for a while. (나는 잠깐 떠날 예정이다.)"
그는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 [나 없는 동안 수퍼바이저의 지시 잘 따르고... 행여 경찰의 눈에 띄지않도록, 될 수 있으면 따로 다닐 것.]
그의 부하들이 그제서야 쳐다보는 척했다.
[떼로 몰려다니다가 경찰의 불심검문 받지 말고...]
알트는 그 말을 끝으로 육중한 몸을 의자에서 일으키느라 끙끙대며 안간힘을 썼다.
'내가 이러다가, 젠장, 제 명에 못 죽지!'
'Shit, I wish I could see Sue one more time. (씨발. 쑤를 한번만이라도 봤으면.)'
'쑤에게 가 있는 돈만 빌려도 몇달은 버틸 텐데...'
그가 쑤에게 나가 있는 돈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쑤가 늘 말하듯 알트가 그녀를 죽여서라도 돈을 빼앗을 거라는 표현에 비하면 알트의 말이 너무 너그럽지 않은가.
쑤에게 나가 있는 돈만 빌려도라는 표현은 일시적인 뜻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빌려 달라는 뜻인지 종국적인 뜻은 도와줬으면 하는 표현 아닌가...
알트는 지금 일종의 도피성 출장을 떠나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사태가 더 심각하게 벌어지기 전에 도망치려는 것이다.
날이 밝으면 증권가는 발칵 뒤집힌다.
오라이언 뱅크의 주식이 휴지로 둔갑하는 날이면 예금주들 뿐만 아니라 거기서 싼 이자로 빌려서 이문을 남기고 집담보를 해주는 군소 융자회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오라이언 뱅크에 투자한 대규모 보험회사들도 작살이 난다.
소문이야 거품이 꺼지면 가라앉는 법...
쑤가 이글에 협조 안 한다는 확정만 있으면 나는 위험을 벗어나는데...
알트는 쑤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그녀의 남편 우디란 자가 무지하게 께름직하다.
부하들이 생전 안 하던 짓으로 우디를 무척 꺼린다.
'나더러 추한 꼴 안 당하려면 아내에게서 멀어지라 한 말이 되게 걸리네?'
알트에게 공항에 나가 있는 수퍼바이저로부터 독촉 전화가 걸려왔다.
"I'll be right there! (금방 그리로 가겠네!)"
알트는 차라리 신경질적으로 통화를 맺었다. '이번에 나갔다가 영원히 못 돌아오게 될 지도 모르는데...'
'아, 시발! 아까 우디에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의 아내와 통화하고 싶다고 말하는 거였는데!'
알트는 조금 떨어진 거리의 셀폰을 노려봤다.
'개리가 쑤에게서 훔친 돈...'
알트의 손이 셀폰으로 갔다가 손가락만 까불고는 돌아왔다. '그 돈만 있어도... 헌데 개리씹쌔가 날 도와줄 리 만무지! 내가 하도 급해서...'
알트는 일어서서 의자등에 걸쳐진 추렌치 코트를 잡았다.
"뻑! 케세라 세라!"
알트의 그 말에 부하들이 흘끔 보고는 서로를 봤다.
그는 쑤도 똥 된 것을 미처 못 깨달은 것이다.
쑤는 이번 충돌사고로 남편이 어쩌면 완전히 돌아설 지 몰라 전전긍긍인데.
그 추렄 운전자가 졸았다고 고집 부리다가 결국 경찰이나 보험회사의 조사에 고의적인 사고로 나오면 일나는 것이다. 만일 사주 받고 사고 친 것 때문에 알트에게까지 가면 그는 틀림없이 그녀를 찍어서 밀어부칠 것이다.
팦이 부리는 자들의 실력이 겨우 요 정도였네... 쑤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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