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은 무릎 위에 엎드려서 우는 숙희를 내려다 보다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애담 울어. 가 봐."
운진은 숙희의 건장한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애 운다니까?"
"자기 술 조금만 해, 응? 몸도 안 좋은데."
"무슨 상관인가..."
"자기 술 많이 들어가면 다른 사람되는 거 보기 무서워서 그래."
숙희가 윗층으로 부지런히 올라갔다.
곧 아기의 울음소리가 그쳤다.
운진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소파에 몸을 뉘었다.
그러나 그는 잠을 청하지는 않고 천장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저 사람 정신분열증도 아니고 말야... 왜 저래?'
'불쌍하게 여기다가도 자꾸 밝혀지는 과거 사실 때문에 나도 미쳐간다...'
'아니면 상상을 초월하는 독종이든지...'
숙희가 애담을 안고 내려왔다. "아빠아, 해 봐."
이제 백일 지난 아기더러 아빠 해 보라니...
운진은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앉았다.
숙희가 애담을 남편에게 넘겼다. "뭐 시켜?"
"난 오늘... 로메인. 쉬림프 들은 걸로."
운진은 핏줄이 땡겨서 애담을 안았다. "에그드랍 수프도 하나 시키고."
"알았어."
숙희가 새삼스럽게 남편의 볼에다 입술 뽀뽀를 하고 갔다.
애담 녀석이 이젠 눈망울을 말똥말똥 뜨고 사방을 둘러보려 하고.
낯선 얼굴인가 해서 안고 있는 아빠의 얼굴도 자세히 보고.
통통한 두 주먹을 서로 부딪치며 까륵까륵 소리도 낸다...
'챌리나 킴벌리가 크는 것을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있었던가...'
운진은 어딘지 모르게 애담과 폴이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가졌다. '두 녀석의 공통점이라면... 나 아냐? 내가 어디가 이렇게 잘 생겼나...'
"흐흐흐. 까꽁?" 운진은 저도 모르게 아이를 얼렀다.
애담이 간지럽다고 몸을 옴추리며 헤헤헤 하고 웃었다.
"까... 꽁?"
"헤헤헤헤!"
"까... 끄응?"
"헤헤헤헤!"
"얼루루?"
"헤헤헤헤!"
어느 새 내려와 있었나, 숙희가 물끄러미 보고 섰다.
운진은 새삼스레 무안해서 눈길을 돌렸다. "딜리버리 빨랑 안 와? 나 배고픈데."
"40분 걸린데. 바빠서."
숙희가 옆에 앉으며 아기의 손을 가만히 쥐었다. "너 아빠하고 있으니 좋아?"
숙희는 저도 모르는 어떤 충동에 의해 남편의 입술을 거칠게 찾았다.
그리고는 남편의 머리를 깨뜨릴 듯이 안았다. "나 샘나게 하네? 응?"
운진은 아내의 유방이 볼을 누르는데 내버려 두었다.
"자기 정말 철인이야. 초인간적인 정신력에다가... 그래서 내가 존경해."
"그렇소?"
"자기 눈을 보면 가슴이 막 두근거렸는데, 이제 자기를 보면 가슴이 막 설레. 무슨 말인지 알어? 그 차잇점을 아냐구."
"알았으니까 이것 좀 놓고 말하지?"
"싫어! 애담 얼르는 꼴 못 봐주겠어서 그런다."
"딜리버리 왔나 가 봐."
"사십분 걸린댔어."
"사십분 안 됐나?"
운진은 결국 아내 숙희의 가슴을 마구 주물러서 물러나게 했다.
그녀 특유의 풍만한 유방은 나이 들어서도 그 크기와 볼륨이 장난아니었다. F컵, G컵, H컵. you nam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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