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10-2x092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9. 00:35

   그 날 운진은 영진과 교회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중화요리 하는 곳에 가서 음식 하나씩 먹은 후 영진이 앞장 서서 화원으로 돌아왔다.
영진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어떤 테이블 위에 죽 늘어선 비이커들 앞으로 달려갔다. 열개 정도의 비이커는 무슨 실험을 하는 듯. 
영진은 책상에 놓인 차트를 집어 들었다. "미스타 오."
   "녜." 운진도 이것저것 자세히 들여다 본다.
   "이 프라젴트 잘 나오게 하면요, 제가 선물할께요."
   "선물보다는... 뽀뽀나."
   "아잇!"
   영진이 얼굴이 빨개지며 손에 쥔 펜을 치켜들었다. "남자들은 똑같애. 못 됐어."
   "그럼, 뽀뽀 아니면 무슨 선물요."
   "울 오빠랑 미스타 오랑 맨날 저 몰래 짜요?"
   "짜긴 뭘 짜요. 남자들은 본성이 그런 것 밖에 생각 안 해요. 하나님이 그렇게 창조하셨거든요."
   "오늘 은혜 잘 받고 와서 그런 말 하면 죄 받아요."
   "어차피 우리는 이미 죄 속에 태어나서 죄 속에서 살고 있는데요, 뭐. 죄 더 받아봤자지."
운진의 그 말에 영진이 그를 가만히 본다.
   "그나저나 땡쓰기빙 브레잌을 이런 프라젴트로 허비하시네."
   "그럼, 뭐 해요. 더 잘 됐지."
그 때 병선이 문을 쾅 열고 들어섰다. "성!"
운진은 아 저 새끼 또 하는 눈으로 쳐다봤다.
   "어? 병선아!"
   "어머! 왜 그래요?" 
운진과 영진이 병선에게 달려갔다.
병선은 얼굴이 피투성이이다.
   "너 싸웠냐?"
   "사고났어요?" 
운진과 영진의 외침이 한데 엉겼다.
병선이 그 둘을 지나치며 씨발 했다.
운진은 병선의 뒤를 보다가 영진을 보다가 밖으로 내달았다.
어떤 흰 밴 추렄이 마악 와서 정차했다.
   "어이!"
   그 밴 추렄에서 성렬이 내렸다. 그는 아직도 정장차림이다. "너 잘 만났다!"
   "뭐냐." 운진은 이미 성렬의 헛점을 봤다.
   "느네들이, 이, 씨발놈들!" 성렬이 대뜸 주먹을 날렸다.
운진은 힘 안 들이고 슬쩍 피하면서 성렬의 뒷다리를 밟았다.
   "아!" 성렬이 한쪽 다리가 구부러지며 비틀했다.
운진의 팔이 성렬의 목을 감고 홱 휘둘렀다.
   "엇! 이게!" 성렬은 사지를 활짝 벌리고 나가 떨어졌다.
   "운진씨!"
   "성!" 
영진과 병선이 달려 나왔다.
운진은 두 손을 바지주머니에 꽂은 채 성렬에게 다가가서는 발로 그의 옆머리를 툭 찼다. 
   "이게 어딜 감히 처들어 와서 난동이야. 너 같은 애한테는 손 쓰기도 아깝다."
성렬이 옆으로 떼구르르 굴렀다.
운진은 두 손을 여전히 주머니에 꽂은 채 쫓아가서 성렬의 정갱이를 밟았다 놨다.
   "악!" 성렬이 반동처럼 일어나 앉아서는 제 다리를 붙들었다.
   "지붕 못 올라가게 다리 두 동강 날래, 아니면, 여기서 그만 꺼질래."
   운진이 병선을 흘낏 봤다. "넌 이런 얘한테 맞은 거냐?"
성렬이 제 다리를 잡고 끙끙거린다. "이, 씨발! 악! 씨발!"
   "얘가 아직 못 알아듣나 본데?"
운진이 더 다가가는데, 영진이 쫓아가서 그의 옷을 잡았다. "그만 해요!"
그 틈에 성렬이 일어서서는 한쪽 다리를 절룩거렸다.
영진이 성렬더러 얼른 가라고 손짓했다.

'[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4x094  (0) 2024.07.19
10-3x093  (0) 2024.07.19
10-1x091 최영란  (0) 2024.07.19
9-10x090  (0) 2024.07.18
9-9x089  (0) 2024.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