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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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2. 00:46

   미스타 오 안 오시면 나도 나갈 이유가 없는데요.
진희가 전화 와서 한 그 말에 운진은 움직였다. 병선이 새끼하고 만난 게 무척 걸리는 모양이군.
운진이 교회 앞에 도착하니 진희가 기다렸다는 듯이 정문을 열고 나왔다.
그리고 그녀가 그를 그의 추렄으로 밀고 갔다.
   어저께 화원에 없었어요?
   있었어요.
   근데, 전화 왜 안 받았어요?
   오, 지니씨, 전화, 어제도 했었어요? 왜 아까는.
진희가 주위를 살펴봤다. 저 말구요. 영진이가 한국에서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했대요!
   아이고! 녜!
운진은 문자적으로 제 머리를 때렸다. 멀리서 벨 소리는 들었는데.
   영진이 한국에 할머니네 집에 붙잡혀서, 어쩌면, 못 들어와요.
   왜요! 학교는!
   거기서 선 보고 시집가래나 봐요.
   헷! 
운진은 교회 건물을 등지고 돌아섰다. 체! 그럼, 그렇지!
운진이 진희더러 들어가라고 손짓하고 추렄 문을 여는데.
   "거기 두 사람 안 들어오고 거기서 뭐 하나!" 어디서 고함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운진은 추렄에 올라타고.
진희가 추렄 뒤로 돌아갔다. 그녀가 추렄 옆 문을 열라고 문손잡이를 잡고 흔들었다.
운진은 몸을 쭉 펴서 옆문의 잠금장치를 잡아 올렸다.
진희가 옆좌석에 얼른 올라탔는데.
최 장로가 추렄 앞에 와서 섰다.
   "들어가요." 운진은 진희를 떠다밀었다.
그런데 최 장로의 팔이 앞 유리로 쑥 들어오더니 운진의 멱살을 잡았다.
운진은 그 손아귀를 풀려고 용을 쓰다가...
   응! 하고, 운진은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몹시 근심스러워하는 눈동자 네 개와 만났다.
   "성..." 병선이의 음성이다.
   "응?"
   "왜 그래, 성." 
   "응?"
   운진은 주위를 둘러봤다. "몇시야, 지금."
   "낮 두시예요." 여자의 목소리.
   "응?" 
   운진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봤다. 체! 지니.
   "성, 아프네."
   "괜찮아. 어제 술을 좀 해서 그래."
   "어제 성 술 안 했는데?"
   "엉? 했어."
   "어제부터 내가 여기서 성 자는 거 쭉 지켜봤는데?"
   "어제부터?"
   "성 막 헛소리하면서."
   "내가?"
병선이가 몹시 두려워하는 듯한 눈빛으로 진희를 봤다.
진희는 병선의 시선을 피했다.
   "오늘이 며칠이야?"
   운진은 주위를 둘러봐서 달력 같은 것을 찾으려 했다. "무슨 요일이야."
   "화요일요." 진희가 대답했다.
   "그럼... 성탄절 특별찬양이... 나흘 남았네?"
   "성 그게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진희가 마침 기회다 싶어 일어섰다. "가요, 그럼! 얼른 일어나요!"
운진은 진희의 얼굴을 보려 애쓰며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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