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모는 여전도회 회장인 동생의 방문을 받았다.
"언니가 운진이더러 수양회 가라고 좀 해."
운진모가 남편의 눈치를 실 봤다. "내가?..."
"운진이가 안 간다 하니까, 우리 병선이 녀석도 안 간다 하지. 병선이가 안 가니까 걔네들 또래 전체가 안 간다 하지. 게다가 성가대 청년회 애들 다 빠지지."
"그게 왜 우리 운진이 때문이래니?"
"운진이가 겉으로는 내색을 안 해도 통솔력이 있잖우. 한국에서부텀."
"우리 운진이... 미국 와서 완전 기 죽이고 사는데?"
"그래도 안 그래, 언니... 이유가 있어."
"그, 황 장로네 아들 패준 거?"
"꼭 그런 것도 아니고... 우리 친척들이 언니 말에 움직이는 걸루다 알거든."
운진모는 남편의 눈치를 연신 살핀다. "글쎄, 걔가 내가 말해서 따르려는지..."
병선모가 형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형부!"
"걔, 지 여자 친구랑 어디 간대, 처제."
"어머! 그럼, 그렇지! 둘이 놀러간대요, 형부?"
"그러지 말고, 처제가 조카놈들 전체한테 한마디 해요."
"언니, 전화기 줘 봐."
그래서 병선모가 정작 전화를 건 데는 화원이었다.
운진은 병선을 집으로 전화걸었다.
너는 수양회 가라고. "난 이번에 처음 쉰다. 늦게나마 바닷가 좀 가려고."
"어차피 수양회가 거기서 열리는데, 성."
"와아! 이것들 사람 괴롭히는데 뭐 있네?""
"우리도 아예 모래사장으로 나가는 거지, 뭐."
"하, 자식! 되게 끈질기네."
"성, 가는 거지?"
"알았어! 단, 우리 묵는 곳에는 얼씬 말어."
"어딘데?"
"몰라, 임마! 그만 좀 따라 다녀!"
"나 이번에... 진희랑..."
"너, 조심은 하는 거냐?" 운진은 누이가 한 말을 사촌동생에게 한다.
"헤헤헤! 쪼금 투 레이트 같은데, 성?"
"헛, 짜식! 너 마저 날 앞서 가냐?"
숙희가 곁에서 듣다가 답답해서 운진의 옆구리를 간지럽혔다. 뭐?
운진이 수화기를 부엌 벽에다 걸었다. "병선이, 아빠 되나 봐요."
허걱!
숙희는 운진에게 미안한 감이 든다.
"뭐가 그리 급하대?" 숙희는 이 말을 동생 생각하며 했다.
"조심들 않고..."
운진은 누이의 말을 도용하면서 이상한 전률이 왔다. 진희가 화원에 목걸이를 흘린 게 자꾸 걸리는데...
그 '조심들 않고'는 영란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
그녀는 멘스가 건너뛰는 공포를 맞았다.
그렇잖아도 버지니아에 갔다가 강제로 벗김을 당하고 셐스를 가졌는데.
그들에게 두들겨 맞고 돌아오면서 느낌이 무척 이상했다.
영란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그 놈한테서 또 애를!...
영란은 한국에서 철 모를 때 애를 낳았다.
그 딸을 처녀 호적에 입적시키고 친정엄마가 끌탕으로 키워주다가 미국에으로 데려왔는데.
그 딸은 맡을 사람이 없어서 결국 신가의 한국에 있는 친가로 도로 나갔다.
그런데 또 임신이라니!
아냐! 아냐! 신경을 많이 쓰니까 긴장해서 건너 뛰는 걸 거야!
영란은 달력을 찢어 발겼다. 내 그 인간을!
그러나 영란은 벌써 세번째의 월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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