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17-1x161 첫 데이트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4. 07:54

첫 데이트

   체크 캐쉬를 하며 동시에 머니 오더도 끊고 하는 그 한국인 술가게 남자가 지점장에게 불평을 했고.
수키는 그 날 불친절한 근무태도로 권고사직을 당했다. 아니.
그냥 말 한 마디로 you're fired 였다.
   토요일 아침 그녀는 집에서 왜 일을 안 나가느냐는 질문에 일량에 비해서 수당이 너무 적어서 그만 두었다고 그러나 곧 다른 일을 찾아볼 거라고 변명했다.
그리고 그녀는 대나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대나 대신 그녀네 집에 와 있는 제레미가 수키더러 무조건 만나자고 나왔다.
그녀는 간단히 노 하고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제레미로부터 되돌아 온 전화는 수화기를 들었다 놨다 해서 응답을 무시했다.
   이 참에 그냥 미스타 오를 처들어 가서 나 좀 먹여 살리라고 해?
숙희는 그런 공상을 하며 이번에는 어처구니 없어 하는 웃음이 안 나왔다. 동양인이 아무리 학위가 있어도 미국에서는 어디 제대로 된 일 찾기가 정말 힘들구나.   
   그녀는 집에 혼자 있기가 무료해서 강아지에게 밥 주고 걸린 다음 집을 나섰다. 그러나 그녀는 생각만 했을 뿐 미스타 오란 남자가 일하는 화원으로 가지는 않았다. 
그녀는 그녀 자신도 모르게 즉 마치 습관처럼 북상하는 고속도로를 찾았다. 그녀는 그 도로를 타면 펜실배니아 주로 간다는 생각만 갖고 95번 고속도로를 탔다.
   그녀는 앞에 가는 추렠터 추레일러가 자꾸 차선을 이탈했다 돌아왔다 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 천천히 뒤따라 가는 것 보다는 차라리 앞질러서 멀리 비켜 가자고 혼다 승용차의 개스 페달을 밟은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그리고 흰색의 핔엎 추렄 한대가 앞으로 새치기한다는 것까지는 기억하는데.
그녀는 차 앞 풍경이 뱅그르르 도는 것에 비명을 질러댔다. 그녀는 운전대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브레이크를 있는 힘을 다해 밟았다. 그녀는 차 앞으로 잡풀이 확 일어섰다고 그렇게 봤다.
그리고 그녀는 어떤 차 한대가 날아와서 옆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봤다.
여기저기서 차 바퀴 미끄러지는 소리와 여러 차의 경적소리가 한꺼번에 들려왔다.

   같은 시각 오와 박은 뉴 욬에서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밤을 꼬박 새고, 물론 셐스 쇼를 보여주는 데는 찾지도 못 하고, 이튿날 아침 집동네로 내려오던 길이었다.
95번 하이웨이가 주말인데도 밀리길래 그저 굼벵이처럼 움직이는 대로 차를 맡겼는데.
박은 요리조리 빠져 나갈 틈만 찾고. 
운진은 그제서야 왜 밀리는가를 건너편 즉 북행 차선에서 대형사고가 난 것을 보고 알았다.
남행차들은 빨리 가지 않고 길 건너 구경들을 하느라 밀리는 것이었다.
운진은 뭐야 또 하며 철용 너머로 기웃거리다가 눈에 몹시 익은 무엇을 봤다. "서! 서! 서!"
운진은 거의 걸어가는 속도의 차에서 아예 내렸다. 그리고 그는 느리게 움직이는 차들 사이로 해서 구급차와 소방차들이 즐비한 잔디밭을 뛰어갔다.
하늘색 투 도어 혼다 승용차에다 노란색의 펜실배니아 주 번호판. 그 차는 물고랑에 처박힌 상태였다.
그는 불길해지는 마음으로 차 안을 우선 들여다 봤다.
그 차 안에서는 아무도 발견되지않았다.
그는 차 지붕 너머로 여러 대의 차들이 제각기 다른 방향을 보고 선 것을 봤다.
   "뭐야, 오!" 박이 달려왔다.
운진은 철용을 얼른 보고 걸음을 떼었다. "이 차... 아는 사람 거 같아서."
둘은 걸음을 멈췄다.
워머?
저 봐라!
둘은 속에서 나오는 신음을 내보냈다.
반 접힌듯 꺾인 추렠터 추레일러가 3차선을 대각으로 막았고, 얼마나 굴렀는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게 작살난 핔엎 추렄이 도로에 발라당 누워있는 것이었다.
둘은 아마도 피가 도로와 차에 범벅되었나 보다고 가슴이 철렁했다.
운진은 여기저기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 한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미쓰 한!"
   "누구?"
두 사내는 그 여인을 향해 뛰어갔다.
   숙희는 설마 하며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미스터 오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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