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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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0. 06:03

   저어 드을 바앆에 하안바암중에 야앙 트음에 자아던 모옥자들
성가대의 찬양이 본당에 마이크 없이도 메아리친다.
교인들도 입술로 따라 부른다.
   노오에엘 노오엘 노오엘 노엘 본 이즈 더 키잉 어브 이이스라아아엘
1절은 우리 말로 2절은 영어로 부른 그 찬송가는 대히트였다.
특히 테너 파트가 잘 뽑아야 하는 고음 처리를 병선이가 기가 막히게 해 낸 것이었다.
   지니가 삼일을 두고 닥달해서...
운진은 반주자 진희를 봤다. 착한 여자야. 덕분에 발전할 수 있는 최 장로네 둘째딸이 반주를 못하지만 그래도 음대를 나온 피아니스트를 따라 가겠나. 장로 양반의 욕심이지.
운진은 맨 뒤에 쳐져서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 모양 치적치적 걷는다.
술기운이 아직 남아서도 아니다. 힘든 일을 하고 난 뒤라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그는 낙심되어 기운이 없다.
그는 성가대 연습실에 올라가서도 어느 누구와 눈 마주치지않고 가운부터 벗어 걸었다. 그리고 행여 사촌동생이나 동료가 불러 세울까봐 지레 겁 먹는 것처럼 얼른 나오려는데.
   "어머! 영진아!" 
복도에서부터 들려온 진희의 외침 소리이다.
   영진?
운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영진씨가 왔다구?
그는 마악 들어오는 어떤 사람을 밀치고 복도로 나갔다.
열발짝 정도 떨어진 곳에 진희와 영진이 서로 손을 잡고 서 있다.
   "어, 어떻게 오셨어요?" 운진은 영진에게 다가갔다.
영진의 얼굴이 울상이 되면서 운진에게 다가왔다.

   숙희는 이런 파티 초대 저런 파티 초대를 모두 사양했다.
술 먹어야 할까봐 그런 것 보다도 파티하면 엣날 학창 시절 랠프가 이상한 짓 하려다가 제레미의 기지로 무산된 것이 기억나서 아무도 못 믿는 것이다.
모텔에 임시 방 얻어서 있던 때에 동네 양아치들이 어떻게 눈치채고 해를 끼치려던 것도 아마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다행히 한약을 두번 잘 먹고 몸에 기운이 돌아서 그 놈들을 때려줬지만. 
만일 기력 없어서 빌빌거릴 때 같았으면 아마도 꼼짝없이 봉변을 당하고 지방 뉴스 거리를 심심치 않게 꾸며주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녀는 정말 돌아오지 못할 길로 빠져 들어갔을 것이다.
그녀는 화원으로 또 전화를 걸었다.

   영진과 진희는 라면을 끓여서 남자들도 주고 저희도 나눠 먹는다.
   "참! 집에 전화해야지?" 병선이가 진희에게 말했다.
병선이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수화기를 잡았다.
운진이 미처 설명할 챈스도 없이.
병선이가 수화기를 귀에다 대었다가 떼었다. "응? 전화가 먹통인데, 성?"
   "오, 그거 말고 말야."
   "선이 빠졌나?"
   병선이가 빠르게 벽들을 훑었다. "저기! 빠졌네, 뭘."
운진이 뭐라고 말릴 겨를이 없었다.
병선이가 앉은 채 재빠르게 움직여서는 벽에 붙은 전화선 재크에다 코드를 끼웠다.
삘리리리리!
무선 수화기를 손에 여전히 쥐고 있는 병선이가 귀에다 댔다. "헬로?"
   "오, 네!... 거기, 화원 맞죠."
병선이가 수화기를 얼른 내밀었다. "성! 그 분!"
   "넌!"
   "..."
운진과 영진의 시선이 얽혔다.
병선이가 내가 뭘 하는 민망한 시선으로 진희를 봤다.
진희의 미간이 좁혀졌다. 양다리야 하듯이.
영진의 눈가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다. 천상 행동으로 나가야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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