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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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6. 27. 01:52

   숙희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운진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에게 간단하나마 분석 의뢰를 맡은 회사의 문젯점을 들려주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군요." 
그가 그녀의 말을 끝까지 다 듣고 난 후 한 말이다. 
   "그치!" 숙희는 운진이 웬일로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반갑다.
   "만일 어떤 헛점을 발견하게 되면... 누구한테 알릴 겁니까?"
   "아무래도 딸이... 아버지의 부정을 파헤치려고 우리를 하이어(hire)한 건데..."
   "그렇다면... 아버지란 측에서는 두 가지 반응 중에 한 가지로 나오겠군요."
   그로부터 하루 지난 이튿날.
숙희는 차를 타고 가는 중 보쓰에게 어디서 아침을 따로 먹고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회사 빌딩 내의 카페테리아 음식이 특별히 만들어서 그런지 맛은 좋은데 선택이 없다면서.
   "오, 예! 미, 투!"
   "How 'bout... Burgerking? (버거킹은, 어때요?)" 숙희는 작정한 듯이 말했다.
   "굳 아이디어!"
   그가 아침 일찍 호텔로 태우러 온 경비 운전자에게 회사 건물에서 얼마 안 떨어진 장소의 버거킹에 내려 달라 했다. "We will walk. (걸어서 가겠소.)"
그래서 둘은 차에서 내려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와이. 웟 이이 갓?" 그녀의 보쓰기 순순히 나왔다.
   "I'm wondering what father's going to do. (나는 아버지가 어떻게 할지 궁금해요.)"
   "미, 투!"
   [아무래도... 그의 비리를 캐내는 일을 맡은 우리에게 우호적으로 나오진 않겠죠?]
   숙희는 운진이 들려준 말을 우선 인용했다. [딸이 아버지를 쫓아내려고 하는 빌미거리를 찾는 우리에게 안 좋게 하면 했지, 좋게 나오진 않을 거 아니예요?]
   "Good point! (좋은 지적이요!)"
   그가 비로소 얼굴을 폈다. [나도, 실은, 그 고민 때문에 어젯밤 한숨도 못 잤소.]
   "I talked to my fiance last night. (지난 밤 내 피앙세와 얘기했어요.)"
   "What did he have to say? (그가 뭐라 합디까?)"
   "He is... concerned. About my safety. (그는, 염려해요. 내 안전에 대해.)"
   "오우..."
   "Actually, he didn't want me to take this contract. (실제로는, 그는 내가 이 계약을 택하는 것을 원치 않았아요.)"
   "오우..."
   "You know... (알죠.)" 숙희는 그 정도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지않느냐는 손짓을 했다.
그들이 아침을 먹고 회사로 걸어 들어가겠다고 했는데, 밖에 차가 왔다.
그것을 채프먼이 보고는 수키에게 눈짓을 했다. "Looks like they noticed. (눈치챈 것 같소.)"
숙희는 손목시계를 슬쩍 봤다.
그녀의 보쓰도 그의 손목시계를 봤다. [십분 여유 있는데...]
숙희는 속으로 시간 계산을 해 본다.
좀 전에 내려주었던 경비 운전자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
숙희가 앉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의 보쓰는 혹 수키가 겁을 집어먹고 피하려 한다거나 맞상대 하려고 일어서는 줄 알고 그녀더러 도로 앉으라는 손짓을 했는데.
숙희가 어디를 보더니 손을 번쩍 들어 보이고는 그리로 부지런히 가는 것이다.

   운진은 그 회사 사람들이 절대 위험하지않다고 몇번에 걸쳐서 강조하는데도 피앙세를 바로 데려가겠다고 끝끝내 고집을 피운다.
숙희는 피앙세에게 꼼짝 못하는 여자처럼 그의 등 뒤에 서서 딴청을 부리고 있다.
그러기를 근 두 시간째.
결국 숙희는 운진이 몰고 온 추렄에 올라탔다.
그 회사 경비가 뭔지 무겁게 잔뜩 든 밬스들을 추렄 뒤에 싣고 비닐로 덮고 꽁꽁 묶었다. 
채프먼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추렄 뒤에 실린 밬스들을 들여다 봤다.
운진은 일부러는 아니었는데 추렄이 더 큰 소리로 시동 걸리자 식 웃었다.
숙희는 옆거울을 보고 그 회사사람들이 보는 것에 혀를 쏙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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