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3-1x021 숙희의 갈등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6. 27. 04:48

숙희의 갈등

   "진짜 음식이 생각보다 잘 나왔네?"
   숙희는 그 말을 한참 전부터 하고 싶은 것을 참다가 했다. "갈비 느끼한 거를 냉면으로 입가심하는 거... 술꾼들 특별식이야?"
운진은 쿡 하고 웃었다.
둘은 음식을 싹 비우고 그 곳을 나왔다.
   그는 이제 추렄을 여유있게 몬다. 어차피 서둘러서 올라가 봐야 가게는 닫힌 후이다. "집에서 잘, 못 해 먹는 거를 밖에 나오면 시켜먹는 거죠."
   "집에서도... 냉면 같은 건 하잖아."
   "영업집의 육수를... 흉내 못 내죠."
숙희는 이제 운진의 화가 풀렸나 하고 저으기 안심이 되어갔다.
   내가 출장 따라 간다니까 막지는 못하고 가방까지 챙겨줘 놓고는...
   내가 전화로 이상한 이야기를 하니까 그 밤으로 당장 데릴러 온다는...
   그 빌딩에서 가장 가까운 버거킹을 무조건 찾아 가시라구요. 내가 알아서 찾아갈테니.
그렇게 말하고 그는 정말로 그 버거킹으로 아침에 찾아왔던 것이다.
숙희는 그제서야 깜짝 놀랐다.
   "참! 어젯밤 이후로, 운전만 하느라 잠 한숨 못 잤겠네?" 
   "커피에 콜라 마셨으니까, 뭐... 잘 모르겠네요."
   "이 기아(gear) 차를 내가 운전할 줄만 하면, 내가 운전하고 운진씨는 눈 좀 부치겠건만."
   "괜찮아요."
운진은 정말 화원에 도착할 때까지 한번도 쉬지않고 운전했다.
화원은 그날의 장사가 끝나서 깜깜 했다.

   "어떻게... 이 밬스들을 회사로 바로 가져가야죠?"
   "운진씨 피곤하잖아."
   "그래도 낼 아침부터 계속 작업하려면..."
   "괜찮겠어?"
   "바로 갑시다!"
운진은 화원에서 숙희의 회사로 갔다.
밤 경비가 영문을 몰라 하면서도 밬스들을 실어 나르도록 핸드추렄을 찾아다 주고, 앞장 서서 숙희가 찾아가는 층의 불들도 켜 주었다. 
그들이 화원으로 다시 돌아온 때는 자정이 거의 다 된 때였다.
   "얼른 쉬세요."
   운진은 바로 돌아섰다. "낼 아침 혹 내가 늦더라도 알람 꼭 맞춰놓고..."
그의 말은 거기서 끊어졌다.
숙희가 그에게 와락 달려들어서 키쓰를 한 것이다.
운진은 키쓰를 하고 나서 그녀의 몸을 천천히 밀어서 떼었다. "쉬세요."
   "꼭 가야 해?"
   "그래야 실컷 자죠."
그가 손을 들어 보이고는 추렄으로 향했다.
숙희는 이번에 그가 보인 뒷모습에서 처절함을 느끼지 않았다. "고마워, 우디!"
   "녜! 하여튼 잘 적어놔요!"
   "아이고. 알았어..."
숙희는 깜깜한데 보일 리가 없겠지만 추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의 추렄은 주차장을 천천히 떠나다가 길로 들어서서는 쌩 달려갔다.
그녀는 추렄이 완전히 사라졌는데도 더 서 있다가 건물을 향해 돌아섰다. 이제 그녀는 큰 건물에서 혼자 지낸다는 것에 차차 익숙해져 간다. 아니. 
익숙해져 가야 그녀는 편하다.
양쪽 모친네의 쌍방에 대해 퍼붓는 소위 입에 담지 못할 험담은 여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단지 운진 그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어느 부모건 화원으로 찾아오지 못하는 때문에 조용하다. 
그녀는 착한 그를 괴롭힌다는 생각에 지배 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그녀가 틈만 나면 키쓰로 애정 표시를 하는데 별 반응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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