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3-9x029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2. 12:34

   영진은 집에서 절대 허락 안 한다고 서운해 하면서, 운진에게 다음날 꼭 오션 씨티를 가야겠느냐고.
그녀는 사뭇 떼를 썼다.
운진은 난처해 하다가 제안을 했다. "그럼, 미스 킴 오빠도 같이 가자 하면요?"
   "울 오빠를요?"
   영진이 순간 반색했다가 도리질을 했다. "오빠 앞에서 수영복은..."
   "오빠가 구식 사람처럼 까다로워요?"
   "아, 아뇨. 울 오빠 신식이예요. 하지만, 아직 오빠 앞에서 옷을 안 벗어봐서."
   "수영복도..."
   "그리구!... 그리고 바닷가 가면 사람들 많잖아요. 날 볼텐데."
   "다들 벗고 있죠."
   "작년에 진희랑 갔다가, 저는 차 안에서 땀만 흘렸어요."
   "사람들 많은 데 가면 두려워요?"
   "아뇨, 아뇨! 그래서는 아니구요... 아는 사람 만날까 봐... 아뇨, 아뇨! 살 탈까 봐요."
   "그러면... 아주 앏은 긴소매 옷을 챙겨요. 그리고 양산 빌려서 그 아래에 있으면 덜 타죠."
   "미스타 오는 이미 다 탔잖아요. 또 태워요?"
   "바닷가에 가서 아랫도리도 태워야죠."
영진의 눈이 운진의 아랫도리를 봤다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얼른 돌렸다.
   "그럼... 진희씨 같이 가자 할까요? 두 분이 같이 있게?"
   "아뇨, 아뇨! 걔랑은 절대 안 가요." 영진이 펄쩍 뛰었다.
   "작년에 같이 갔대매요."
   "갔는데요. 진희는... 남자들만 쫓아다니구... 저는, 차 안에만..."
   "그러면, 가만 있자..."
운진은 신경질이 나지만 참는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알 게 뭐냐 하는 식으로 영진을 떨쳐 버리고 사촌들이랑 가면 되는데, 그래도 그렇게 쉽사리 떨쳐 버리면 예의가 아닐 것 같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떨궈 버렸다가 영진이 반발심으로라도 병선을 다시 찾아간다면. 
핑게 김에 떨어지게 하자! 
   "그러면 말이죠. 이렇게 합시다."
   "네? 네?"
   "여기 사촌여동생도 조르고 하니까... 걔랑 미쓰 킴이랑 나랑, 워터 유에스에이 갑시다."
   "그게 어디예요?"
   "어드벤쳐 월드, 알아요?"
   "저기 벨트웨이에 있는 거요."
   "그 옆에 물놀이 하는 데가 있어요."
   "저, 수영 못 해요."
   "튜브 빌려서 타면 문제 없어요."
   "집에 가서 말해볼께요! 그건 아마 될 거예요."
그래서 영진은 미스타 오의 사촌여동생을 전화로 불러내어 부모에게 팔았다.
그리고 아침에 가서 저녁에 온다는 조건과 약속 하에 허락이 떨어졌다. 
거기에는 수영의 말 뒷받침이 따른 덕택도 있었다. 
사촌여동생을 동행시킨다는 것은 우리를 더 안심시키려는 친절이죠 라고.

   그런데 정작 그 다음날 영진이 차를 몰고 화원으로 왔는데, 진희가 따라 왔다.
운진은 즉각적인 꾀로 사촌동생 병선을 불렀다.
병선의 머스탱 스포츠 카를 몰고 왔는데 진희의 눈이 빛났다.
에어콘이 아예 없는 운진의 추렄은 세워두고 영진의 외제차를 운진이 몰기로 했다.
진희는 병선의 스포츠 카에 타고 먼저 떠났다.
운진은 잘 됐다 싶어 영진과 사촌여동생을 처음 말한 곳과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영진이 말 틀리면 집에서 혼난다고 펄쩍 뛰었다.
혜정이 사촌오빠를 동정 어린 눈으로 보며 고개를 잘게 저었다.
운진은 그냥 다 때려치고 싶었다.
그런데 영진이 제 차에 가서는 옆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가, 오빠." 혜정이 사촌오빠의 옷을 잡아끌었다.

'[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x031 한숙희  (1) 2024.07.13
3-10x030  (1) 2024.07.12
3-8x028  (0) 2024.07.12
3-7x027  (0) 2024.07.12
3-6x026  (0) 2024.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