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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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3. 10:11

   그 승용차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오른쪽으로 꺾여서 떠났다.
추렄은 역시 오른쪽으로 꺾어서 그러나 숙희의 차를 향해 똑바로 왔다.
숙희는 본의 아니게 남을 엿본 것처럼 된 기분이다.
그녀는 추렄이 지나가면 출발하자 하고 앞을 똑바로 봤다.
추렄이 다가와서는 높은 위치의 헤드라이트로 하필 숙희의 얼굴을 정면으로 쐈다.
숙희는 인상을 쓰며 미친 자 다 있네 하고 차의 기어를 후진으로 넣었다.
   널 보려고 기다리는 거 아니다!
   관심 끄시고 착각은 금물!
숙희는 차를 뒤로 쭉 빼서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며 기어를 전진으로 바꿨다. 그리고 개스 페달을 막 밟으려는데, 어디서 우우우~ 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순간, 숙희는 저건 경찰차나 앰뷸런스 소린데 하고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녀는 갑자기 시장끼가 엄습해 왔다. 
아니면, 겁이 나서 간이 철렁 내려앉은 것인지.
백차 한 대가 눈도 아프게 경조증을 켜고 숙희의 차와 추렄의 앞을 단번에 막는 것이었다.
허걱!
숙희는 큰 죄 지은 사람처럼 금방 떨기 시작했다.
그 다음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녀는 자신도 믿지 못한다...

   순식간에 경찰 백차 서너 대가 더 와서 어두운 샤핑 센터 주차장을 울긋불긋하게 물들였다.
숙희는 여자 경찰이 겉으로 훑으면서 몸수색을 당했다.
운진은 두 팔을 머리 뒤로 올린 채 양 발을 벌리고 서서 주머니부터 싸그리 수색당했다.
물론 두 사람에게서는 증명서와 돈 몇푼 외에는 의심살 만한 것들이 안 나왔다.
   숙희는 펜실배니아 주 번호판 차에 펜실배니아 주 면허증에 대해서 얼마 전에 부친의 집으로 이사왔다고 대답해서 육 개월이 넘기 전에 매릴랜드 주 번호판과 면허증으로 교부하지 않으면 적발되었을 시 벌금을 문다는 구두 경고를 받았다. 
   운진은 영업 시간이 지난 샤핑 센터에서 무슨 용무였는지 넘겨 집고 되묻고 하는 취조애 똑같은 어조로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나서 내려주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었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의 차량이 서로 만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럼, 두 사람은 무슨 관계요?]
그 질문은 경찰로부터 두 사람을 따로 떼어놓고 주어졌다.
   운진은 첫마디에서 모르는 여자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여자 친구를 내려주고 돌아가는 길에 차 한 대가 외따로 세워져 있었고, 차 안에 머리가 하나 보인 것 같아서 혹시 말썽난 차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보려고 접근하던 참이었다고 대답했다.
   숙희는 한 마디로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 곳에 와 있는 이유는 한동안 부친의 패숀 가게에서 일했었는데, 다른 데에 취직이 되어서 그만두었고, 이 날 바람 쐬러 나온 김에 들러본 것 뿐이라고 대답했다.
   경찰은 두 남녀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둘을 따로따로 출발하도록 시켰다. 
그리고는 각각 한 대씩 맡아서 경찰차가 얼마 정도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숙희는 경찰이 따라 붙는 것을 알고 죽기보다 싫었지만 집으로 곧장 향했다. 
   "니까짓 게 가면 어딜 가겠어! 흥!"
   공희모는 더욱 기세가 살았다. "고모네도 안 왔다 하고. 흥!"
숙희는 펜실배니아에서는 이런 걸 모를텐데 전화를 했나 묻고 싶었지만 기운이 없다.
   "내일 출근하려면 쉬어야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숙희는 그렇게 인사하고 말려고 했다.
   "밥은 어디서 사 처먹은 게야?"
   "어머니! 제발, 그런 말투는... 아뇨. 안 사먹었어요." 
   숙희는 머리를 꾸벅해 보였다. "쉬세요."
   "그래 갖고. 밖에다 계모가 밥도 안 주고 재운다고 소문내려고?"
   "아니요... 안녕히 주무세요."
   숙희는 천근같은 다리를 이끌고 제 방으로 향했다. "말썽 피워드려서 죄송합니다." 
   "덧정 없는 년!"
계속되는 욕설에 숙희는 두 눈을 꾹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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