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6-3x053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5. 10:53

   운진이 사촌동생의 머스탱에서 내리는데, 누가 와서 툭 건드렸다.
   "하우 두 유 두!" 그 그림자가 하는 말이었다.
   어, 뭐야! 강도야?
운진은 술에 취했지만 경계 자세를 취했다가 얼른 바로 했다. "어, 삼촌! 안녕하세요!"
병선은 제 차 옆문으로 내리려다가 삼촌이라 도로 앉았다.
   "너 술 먹고 남의 차는 왜 운전하냐?" 또 다른 남자 음성이 날아왔다.
   "어, 아부지?"
   "너 낼 학교 안 가?" 이번에는 모친의 음성이 날아왔다.
   "어? 엄마? 왜 다들 밖에..."
병선은 하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 
병선이의 상반신이 구십도로 숙여졌다. "안녕하세요~"
병선을 보는 삼촌의 안색이 딱 굳어졌다.
   "저녁 내내 성가대장이란 이가 전화하셨다." 
   모친의 말이다. "아무 걱정 말고 다음 연습 때 나오랜다."
   "에이, 안 나가, 엄마."
   "너무 그렇게 빼는 것도 실례야, 얘!"
   "나 싫어. 안 할래, 엄마."
   "니 누나도 왔다 갔어."
   "누나가? 누나가 왜?..."
   "너 안 나오면, 누나가 창피 당한 걸루다 너 혼낸다구."
   "에이, 누나는 왜 그래..." 
   그제서야 운진의 기가 죽어갔다. "누나가 화 나셨나..."
   "얘 운진이가 아직도 지 누나 말이래면 꼼짝 못하우, 오서방?"
   손위처남의 말이다. "그래도 얘가 두려워 하는 식구가 있네?"
   "그럼. 지 누나가 지 때문에 마음 고생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 
   상현은 무인이 손위처남인데 그렇게 말했다. "누난 너 다시 나오는 걸로 알고 갔어."
운진이 알았다는 시늉으로 부친에게 꾸뻑 인사했다.
   "진작에 운서를 팔 걸."
   삼촌이 조카의 팔을 툭 쳤다. "덕분에 말 많고 으시대던 황 장로가 쑥 들어갔댄다."
병선이가 삼촌에게 꾸뻑 인사했다. "안녕히 가세요, 삼춘!"
   "내가 니 인사를 다 받는구나?"
   "안녕히 가세요!" 병선이가 또 인사했다.
   "얘가 나더러 죽으래나 본데?"
   삼촌이란 이가 그 말을 하며 웃었다. "전, 그럼, 이만 가우. 운서엄마, 잘 있어."
그 삼촌이 포드 승용차를 몰고 떠나고.
병선은 제 자리에서 한참 움직이지 않는다. "성! 저 삼춘 진짜 사사건건 나한테 대체 왜 시빈데! 내 인사가 뭐 어쨌다구! 인사해도 시비야, 성?"
   "너 두번 인사했잖아."
   "한번 해서 안 받으니까!"
   "그렇다고 두번 하냐?"
   "두번 하면!"
   "죽은 사람에게나 두번 절하지."
   "엉?"
   "대원군한테 누가 절을 했는데, 본 척도 안 하는 거야. 그래서 또 절 했다? 그랬더니 흥선 대원군이 그랬잖아. 내가 죽었느냐! 왜 두번 절하느냐!"
   "이런... 에이, 시이." 병선이 제 머리를 긁적거렸다.
   "넌 일류 대학 중퇴한 놈이 그런 것도 몰라?"
   "성 말이니까 믿지. 딴 놈이 그랬어 봐. 작살내지."
   "다음 일요일날... 교회 나오는 거지?"
   "성은?"
   "저렇게들 나오시는데, 고집부리면 되겠냐?"
   "알았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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