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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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7. 08:11

   운진의 기지와 길 눈썰미로 영진은 학교로 가서 그 날의 어싸인먼트를 베껴왔다. 
아파서 꼼짝 못했는데 친구가 대신 운전을 해줘서 가질러 왔다고.
   "저 원래 거짓말 같은 거 못해요. 미스타 오가 책임지세요." 영진이 귀여운 앙탈을 부렸다.
   "아, 평생을 책임지면 될 거라고, 내가 벌써 몇번째 말하니."
   "오빠! 내려!"
   영진이 시트를 때렸다.
그녀의 얼굴이 쌔빨개졌다. "누가, 무슨 책임!"
   "아니. 여자가 남자더러 평생 책임지라 할 때는 한 뜻 밖에 없어."
   "모." 영진이 사뭇 긴장한다.
   "아유, 요게 순진한 척은!"
   "오빠!"
   영진이 운진을 흘끔 봤다. "우린 깨끗해. 오빠가 걱정 안 해도."
   "그걸 누가 믿냐."
   "오빠!"
   영진이 시트에다 몸을 부빈다. "남자들은 생각하는 게 다 똑같애."
   "그렇지, 그렇지! 오형이라고 부뚜막 고양이야?"
   "부, 뚜, 막, 고양이가 뭐야?"
   "너 같은 내숭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야."
   "오빠! 우리 내숭 안 해애!"
   "그렇다면, 오형이 바보 병신이던가."
   "와아!" 영진은 이제 화가 난다.
   뭐 이런 오빠가 있어. 동생더러 몸 망치라고 부채질 하는 거잖아!
영진은 그런 생각만 하면 운진에게 화가 몹시 난다. 진희랑 잤을 거잖아.
   그런 생각만 하면 손에 쥔 것을 내팽개치고 싶다.
   불결해!
   그런 남자와 결혼은 상상도 못한다. 내 친구 진희와 잤을 거잖아.
그런데.
   내가 계속 버티고 그러면... 
   미스타 오가 기다리다가 진희와 또 잔다고 하면...
   "오빠나 미스타 오나 나를 쑥맥으로 여기지 말아요? 나도 한다면 하는 여자니까."
   "했나 보구나?"
   "오빠!" 영진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조금 있으니 영진에게서 이잉 하는 울음소리가 난다.
운진은 그냥 속으로 재밌네 하며 운전이나 했다.
영진과는 저번 날 극장 갔을 때 사람들을 뚫고 지나가야 했어서 손 잡은 것이 전부이다.
아직 그녀는 접근할 기미를 안 주고 있어서 '했다'는 커녕 키쓰도 없다.
운진은 영진의 비엠더블유 차를 체 추렄 옆에다 댔다. "또 봅시다."
   "오늘 단풍 구경 잘 했시다!" 수영이 운진에게 악수를 청했다.
운진은 수영과 악수하고 영진 쪽을 쳐다보지 않고 차에서 내렸다.

   하워드가 제인더러 한시간 정도 일찍 퇴근해서 그 시니어 키-퍼슨의 숙소를 들러보라고 권유하며, 만일의 경우 불상사가 발생해서 불길한 소식이면 바로 연락달라고 했다.
그 날 직원들 모두 불안하고 불길한 심정이었다.
제인이 황급히 나갔다.
   혹시 아침의 교통 사고가 그 여자의 것인가 해서?
수키는 또 하나의 키-퍼슨 여인이 바삐 움직이는 것을 보면 불길하고 미안하면서 뜻모를 어떤 기대감 같은 것이 든다. '새로운 키-퍼슨을 훈련시켜서 채우는 거 아니면, 혹 나한테 저 여자의 바톤이 넘어오고... 
저 여자를 시니어 키-퍼슨으로...'
   그런데, 하워드가 수키더러 바쁘지 않으면 사무실로 잠깐 오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그로부터 충격적인 제안을 받았다.
하워드는 it was her 그 말을 서두로 꺼냈다.
   "I have an offer for you. (제안할 것이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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