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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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11. 04:03

   운진은 다른 레스토랑에서 챌리를 만났다. 
같이 한 집에서 지낼 때는 운진에게 절대로 가까이도 안 하고 말도 거의 안 붙여오던 챌리가 이 날은 제법 농담도 하고 이모인 영아에게는 까불기까지 했다. 
   “So, dad, what’s your plan? (그래서, 아빠, 계획이 뭐야?)”
   “I’m gonna have to talk to my attorney. (내 변호사하고 얘기해 봐야 해.)”
   “What about the child custody, I mean, do I have any choices? (아이 양육은 어떻게 되는데? 내 뜻은, 나한테 선택이 있는 거야?)”
   “That you can choose? (네가 선택할 수 있냐구?)”
   “We’re not going to be there, right? (우린 거기 없을 거지, 그치?)”
   “I think, we all have to sit in front of counseler? (내 생각에, 우리 모두 법률 고문 앞에 앉을걸?)”
   “And the judge is going to say, you go with mom, you go with dad? (그리고 판사가 넌 엄마랑 가고, 넌 아빠랑 가고, 그럴 건가 보지?)”
   “Is it? (그래?)” 운진은 잠자코 있는 영아를 건너다 봤다.
영아는 조카에게 창피해서 말을 못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배도 안 고프지만 애꿎은 야채 샐러드만 포크로 찍어댔다. 그러면서 아이가 하는 말의 뉘앙스를 되새겨보고 있었다. 
   “Im-mo, are you okay? (이모, 괜찮아?)”
챌리가 툭 건드리며 물을 때 비로소 영아는 고개를 들었다. "내가 지금 오케이겠니?"
   "히히히!" 챌리가 까불며 웃었다.
   “There’s no guarantee that I would marry your dad after their divorce. (그들이 이혼한 후에 내가 네 아빠와 결혼하리라는 보장이 없어.)” 
   “Why not! You two are free! (왜 안 돼! 둘이 자유인데!)”
   "I have to think about it. (생각해 봐야 해.)"
운진은 처음 듣는 영아의 본심을 알고 적잖이 당황했다.
챌리가 손에 쥐었던 포크를 거칠게 내려놨다. “Now I’m pissed! (나 이제 화났어!)”
   “You don’t understand about Korean tradition. (넌 한국 관습을 이해 못해.)”
   “Bullshit!”
   “Then, are you gonna be okay if I marry your dad? (그렇다면, 내가 네 아빠와 결혼해도 넌 괜찮아?)” 영아가 챌리의 어깨 근처에 손을 얹었다.
   “Isn’t that why you two are together? Or are you two having just affair? (그래서 둘이 같이 있는 거 아냐? 아니면 둘이 그냥 바람 피는 거야?)”
챌리의 그 말에 운진이 영아가 채 뭐라 하기 전에 얼른 대답했다. “I want to. But she needs time to think about it. (난 원해. 그러나 그녀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I understand. (난 이해해.)” 
   챌리가 고개를 끄떡거렸다. 그리고 금새 풀렸는지 다시 포크를 집어들었다. “사랑해, 이모.”
   “I have to tell you that I might not be able to support you for your college tuition and some stuff if you happen to think you want to stay with me or with her and with me. (만일 네가 나와 같이 있기 원하거나 아니면 그녀가 나와 같이 있어서 같이 있기를 원한다면 난 어쩌면 네 등록금이나 그외 것들을 지원 못한다고 말해야 돼.)” 운진은 그 말을 힘들여 말했다.
   “Oh, I know. So I’m gonna ask mom’s lawyer or judge to cut my share separately. And I will work for part time for my allowance. (오, 알어. 그래서 엄마의 변호사나 판사한테 내 몫을 따로 짤라 달라 할 거야. 그리고 난 내 용돈을 위해 파트 타임 일 할 거야.)”
   "..." 
운진과 영아는 할 말이 없다.
챌리는 이미 어디다 물어서 다 알아본 것 같다.
   “What about Kimberly? (킴벌리는 어떻게 하고?)” 영아가 물었다.
   “Actually, Kimmie is your daughter when I’m not? (사실, 키미는 아빠의 딸이고 난 아닐 때?)”
   “You both same to me. (너희 둘 나한테 똑같애.)” 
운진은 강하게 말했다. 
허나 그의 속은 편치 않았다. 
챌리는 이미 키미와 아빠가 다른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키미도 챌리가 친언니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운진은 술이 생각났다.
   '애비란 사람만 등신같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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