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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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17. 04:28

   영란은 이틀 후에 깨어났다.
그녀가 깨어나서는 제일 먼저 찾은 것이 '자기' 였다.
그런데 그녀의 병실에 영호와 친정모가 와 있었다.
   "미친 년! 이혼한 서방은 왜 찾는다니?"
   "흥!"
그 두 모자는 영란이 이혼하면서 차지한 재산 부분에 관심이 많다. 다시 말하면, 영란이 죽을 때, 그녀 앞으로 돌아간 재산에 대한 소유권이 누구에게 갈 거냐는... 
보나마나 딸 둘일텐데, 그것을 빼앗는 방법이 있을지.
   "자기..."
   영란이 눈을 감은 채 기운없이 불렀다. "자기..."
영호가 하는 수 없이 복도로 나가며 주머니에서 셀폰을 꺼냈다.

   일요일이라 챌리가 아빠 운진을 따라서 병원에 왔다.
영란은 힘 없이 눈을 떴다. "자기, 나 목 말라."
   "그래."
   운진은 노련한 간호사가 일러준대로 영란의 입에다 작은 얼음 조각을 넣어주었다. "깨물지 말고 살살 녹여서 넘겨. 다 녹으면 또 줄게."
   "엄마." 챌리가 엄마의 손을 찾아 쥐었다.
   "너 학교 왜 안 갔어?" 영란은 챌리를 보고 웃으려 했다.
   "오늘 선데이야."
   "오옹. 키미는?"
   "..." 챌리는 대답을 못하고 아빠를 봤다.
   "킴벌리도 올 거야. 아니면, 나중에 집으로 오든지 한대."
아빠의 그 말에 챌리가 의외라는 눈빛을 했다. '아빠가 거짓말을...'
키미는 엄마가 죽었다 해도 안 본다고 단호한데.
   "나 언제 퇴원해?"
   "응. 오늘 사진 한번 더 찍구, 그리고 퇴원하래."
   "자기 짐 다 옮겼어?"
   "나만..."
영란이 챌리를 봤다. "넌 아빠랑 도로 들어오는 거 싫어?"
   "키..." 
챌리는 하마터면 키미가 싫다고 해서 같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할 뻔했다.
간호사 한 사람이 노크하고 들어와서는 운진에게 나오라는 손짓을 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벽에 붙인 필름을 가리켰다. 
   "We just found another tumor. (우리는 또 다른 혹을 막 발견했소.)"
   "Where! (어디!)" 운진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 의사가 펜 끝으로 필름의 한부분을 짚었다. "This is liver. (이것이 간이요.)"
   "아..."
운진은 형록이 한 말이 기억났다. 암은 피를 통해서가 아니라 조직과 조직을 타고 직접 옮아 다닌다고. '새끼가 재수없이 이상한 말을 하더니!'
의사의 말이 이제 막 수술을 받았는데, 재차 절개 수술은 못한다고 하면서 최소한 두 달은 더 기다려서 수술 자국이 아물면 그 때 가서 보자고 했다. 아니면.
그 동안 만일 환자가 구토 현상이나 개스가 차는 불평을 하면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 한가지를 알려줄테니 그걸 먹이라고 덧붙였다.
   "Is there any way to cure her? (그녀를 치료할 방법은 있나요?)"
운진의 그 말에 의사가 천장을 즉 위를 가리켰다. 하늘에 달렸다고.
   "What about..." 
운진은 방사선 치료가 영어 단어로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닥터가 잘 넘겨짚었나 고개를 저었다. "We have to cut out. (잘라내야 하오.)"
운진과 영란에게 우리 말로 설명해줬던 그 한인 닥터가 동시에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 한인 닥터가 운진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운진은 그냥 한숨을 토한다고 한 것이 눈물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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