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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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9. 08:02

   언니가 그 동안 알고 어울린 남자가 그럭저럭 셋은 된다고, 영아가 말했다. 
하나는 결혼 전부터 알고 지내던 유부남이었고, 하나는 골프 치러 다닐 때 단체회식에서 만나 꾐에 넘어간 이혼남이고, 또 하나가 가게를 산 남자이다. 
유부남과는 어려서 만난 사이이며 미술을 한답시고 버지니아 주까지 찾아가 만나 몸을 섞곤 했는데, 서너달 만에 그의 아내에게 들통나서 몰매를 맞는 망신을 당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운진과 초스피드로 결혼했다. 
둘 사이의 첫째딸 챌리가 태어나고 가게를 늘이네 파네 정신없이 바쁠 때는 잠잠했다고.
그랬다가 최근에 만났던 골프 치는 남자는 소위 제비였다. 그에게는 몸도 농락 당하고 돈도 꽤 뜯겼다. 결국 사람을 사서 그 자를 혼내주고 떨어졌는데, 그 해결사가 가게를 산 남자 조였다. 
해결을 미끼로 몸을 요구한 가게 남자에게 넘어간 후 영란은 그자의 요구에 거절을 못 했다. 
근래에 와서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몸을 섞었다고...
가게를 산 조가란 사내는 약점을 잡고 매달 내던 지불금 즉 노트 페이를 갑자기 중단했고. 
그걸 핑게로 낮이건 밤이건 영란을 불러냈다. 
영란이 임신인 걸 알게 되었을 때, 사내가 남편에게 밝히겠다고 위협하며 건물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운진은 영아의 설명을 듣고 난 후, 사무실 밖의 화장실 변기에다 토했다. 
영아가 벗은 몸에 겉옷만 두르고 따라와서 그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아내가 갑자기 최근에 와서 침실로 끌어 들이길래 의심없이 부부 행위를 가졌는데, 그게 어떤 자들이 드나든 데라니! 그것도 몇 놈씩이나!’ 
운진은 신물까지 토하며 울어댔다.
   “형부, 불쌍해서 어떡해?” 
   영아가 운진의 등에 기대어 울기 시작했다. “언니가 돈을 다 퍼다 버렸는데, 난 그것도 모자라서 가겟돈을 훔치고. 미안해요, 형부. 용서해 주세요.”
운진은 물로 양치질을 하고 책상으로 와서 끄트머리에 걸터 앉았다.
   “언닌 그래서 수술한대?” 그 말을 운진은 아주 무겁게 꺼냈다.
   “모르겠어요, 형부. 아무래두... 그래야 되겠죠.”
   “얼마짼데?”
   “언니가 석달째라고 말한 게 벌써 지난 달이니까...”
   “넉달. 유산 위험은 넘은 시긴데.” 
운진은 그제서야 아내가 유난히 광란의 성행위를 가진 이유를 알아챘다. ‘무리한 성행위에 의한 자연 유산... 그걸 노렸군. 그래서 평생 허락 안 하던... 깊숙히 애무해 달라고. 무식이 용기라더니!’
   그 때 영란이 취한 광적인 성행위에 운진은 아주 반해서 그도 미친 듯이 탐했다. 체위도 생전 안 해 보던 자세로 아주 과감히 취하고... 이제서야 그 해답이 나온 것이다. 아내는 바깥 남자들하고 심하게 놀았던 것이다.

   영아는 형부에게 고백했다.
영아는 언니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지 아무 것도 모르고 가게에만 충실한 형부가 처음엔 바보 같고 그래서 함부로 대하고 무시했었다고. 그랬던 생각을 바뀌게 한 동기가 돈 입금이 틀렸다고 물어봐 놓고 오히려 덮어주려는 마음씨에 감동되어서였다고. 
그리고 또 한가지는 그 날, 가게에 잠옷바람으로 달려나간 날, 그 때 형부를 유혹하고 싶었었는데, 그래서 언니와 형부를 파멸로 빠뜨려했는데, 따귀를 맞은 것이 영아의 마음을 돌려놓았다고. 
   그 후로 영아는 형부에게 언니의 부정을 털어놓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그러던 어느 날 밤 언니의 교성을 들으며, 영아는 아무 것도 모르고 부부행위를 하고 있을 형부를 일깨워 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그럴 차에 언니가 친정에 들를 일이 있다고 거짓말하고 가게 남자를 만나러 나간 그 날 술기운을 빌려 말할 기회를 찾던 중 형부에게 실수로 가랑이를 부딪쳤다. 
그녀는 처음엔 부끄럽고 창피해서 달아났다. 생전 처음 타인의 접촉을 당해 본 영아는 방에서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 서성대다가 결심을 하고 형부가 자는 지하실 방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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