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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운진은 자다가 벌떡 일어났다. "응!"
그는 암흑 같은 시야에 놀라 또 한번 신음소리를 냈다.
어디선가 철커덩거리며 쇠문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저벅저벅
   또각또각
몸무게가 나가는 걸음소리와 아마도 여자일 것 같은 발소리가 낭하를 울렸다.
   운진은 어떤 낯선 미국인 변호사의 면회를 받았다. 
동행한 여자는 사무장이라고 했다.
그는 왜 그가 운진의 변호를 맡게 되었는지 나중에 알려주겠다 하고 여러가지를 물었다. 
그가 집중적으로 물은 내용이 죽은 영란과 조가와의 관계였다. 
그리고 운진이 묵비권만 행사하는 이유를 물었다.
운진은 나지막히 대답했다. “I don’t wanna live in this world. (나는 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소.)”
그가 표현한 '이 세상'이 아주 깊은 뜻이 들어있음을 듣는 이들은 이해하는지...
변호사가 그를 타일렀다. 
   그깟일로는 사형감도 안 되고 흉기를 사용한 폭력으로 고작 몇개월 징역감인데, 기록만 평생 나빠지고 남은 인생에 불리하다는 조언을 했다.
   운진은 변호사에게 조건을 걸었다. 누가 보내서 왔는지 밝히면 묻는 말에 모두 대답하겠다고 흥정 아닌 흥정을 했다. 
변호사가 이 사람이 보냈다고 대준 미국 사람의 이름은 운진으로서 금시초문이었다.
   'Jeff?(제프?)'

   오렌지 색의 죄수복을 입고, 가는 쇠줄로 온 몸을 묶인 운진이 간수에 이끌려 재판정 안으로 들어서자, 챌리와 킴벌리가 좌석에서 일어서며 조그맣게 ‘아빠아!’ 하고, 울먹였다. 
운진은 두 딸을 발견하고 빙긋 웃어주었다.
운진은 변호사가 선임되었다는 것에 아직도 의아해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날 조가를 때리고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즉결 심판으로 2 급 폭행 혐의로 구속되었고, 근 2 주인가 갇혀 있었는데...
이 날 공판이 있다고 간수가 데리고 나온 것이다.
   형록이가 손을 썼나? 아니면... 제프가 누구야?
조가는 머리에 어깨에 붕대를 칭칭 감은 채 들 것에 실려 나왔다.
   그 때가 언젠데 아직도 붕대에다가 들 것에 실려서?
운진은 소름이 끼쳤다. 뭐야. 살인미수? 
정장을 한 미국인 남자 하나가 작은 가방을 들고 통로를 가로 질러왔다.
그를 보고 나서 운진은 쇠사슬에 묶여 거동이 불편한 상태에서 손을 들려 했다. 감방으로 찾아와서 질문하고 간 그 사내가 안면은 없어도 반가웠다.
그 남자가 판사 앞에 가서 나지막하게 뭐라고 말하며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주고 돌아왔다. 
간수가 운진의 귀에 대고, ‘what are you doing? (당신 뭐 하는가?)’ 하고, 물었다.
   “My lawyer. But I don't know him. (내 변호사. 그러나 나는 그를 모르오.)” 하고, 운진은 역시 나즈막히 대답했다.
간수의 그 전달을 받은 경찰이 판사에게 가서 뭐라고 말했다. 
판사가 운진의 곁에 와서 선 남자에게 앞으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 남자가 판사 앞에 가서는 읍 했다.
판사가 운진에게 물었다. “Do you know what you are doing? (당신은 뭘 하는지 아는가?)”
   “Absolutely not, sir. (절대적으로 모릅니다!)” 운진은 고개를 저어 보였다.
   "Do you accept this person as your attorney? (당신은 이 사람을 당신의 변호인으로 받아 들이는가?)"
   "..."
운진이 대답을 못하고 있자 그 신사가 눈을 꿈뻑이며 고개도 끄떡였다.
   "Yes, Sir!"
운진의 그 대답에 판사가 고 온 하고는 의자등받이에 상체를 기댔다.   
Who is Jeff something...
운진은 검사와 변호인이 번갈아 가며 심문하는 대로 답변은 하는데 머릿속은 제프란 이름으로 가득 했다.
검사는 운 제이 오를 2급 폭행과 무단침입으로 기소한다고 결론을 말했다.
운진은 결정적인 증언을 갖고 있는 영호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렸다.
변호사는 일단 부정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