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pt.2 1-10x010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18. 06:59

   변호사가 배심원들을 향해 더 가까이 가서 섰다. 
   “Mr. Oh successfully put Mr. Cho out of the house and he slammed the door. Then Mr. Cho threw the rock to the window pane and climbed in through the hole. That’s when Mr. Oh hit Mr. Cho with the rock. Now! What if Mr. Oh didn’t react fast enough? What if he didn’t defend himself? This is too obvious… Mr. Oh had to do something to intruder. (미스터 오는 성공적으로 그를 집에서 내쫓고 문을 쾅 하고  닫았소. 그랬더니 미스터 조가 유리창에 돌을 던졌고 그 구멍을 통해 넘어왔소. 그 때가 미스터 오가 미스터 조를 그 돌로 때린 때요. 자! 만일 미스터 오가 충분히 빠르게 반응을 안 보였다면? 만일 그가 자신을 방어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너무도 분명하오... 미스터 오는 침입자에게 무언가 했을 수 밖에 없었소.)”
판사의 제의에 검사가 더 이상 진행할 안건이 없다고 했다.
판사가 두 시간 후에 배심원들의 결론을 듣자 하고, 휴회를 선언했다.
   검사는 마지막 심문에서 운진의 처제와의 부정을 계속 강조하며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는 것에 늘 불만이다가 처제도 다른 남자를 찾아갔고 해서 질투심에 아내의 옛정부를 돌로 살해하려했다고 2급 살인미수로 몰아 부쳤다.
판사는 더 들어 볼 것 없다고 배심원 대표 더러 한 시간 내에 결론을 지으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배심원이 전달한 봉투를 열어본 판사가 간단히 선고했다. 
   “Not guilty! (유죄 아님!)”
두 딸이 야아!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간수가 미처 막을 새도 없이 두 딸이 아빠에게 달겨들어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조가는 새로운 혐의를 받았다. 
이미 유명을 달리했지만 아녀자 폭행. 무단침입. 공갈협박. 그리고 금품갈취.
그리고 그는 불법체류자였다.

   집으로 돌아온 운진에게 어떻게 알았는지 영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형부! 고생 많았죠, 네... 미안해요, 면회를 갔어야 하는 건데.”
   "여러 모로 처제... 볼 낯이 없소."
   "이번 일로 오빠도 많이 뉘우쳤대요. 매형, 형부한테 너무 미안하다구..."
챌리가 조심하며 다가왔다. “아빠, 씻으세요.”
   “음, 그래.” 운진은 되려 작은애의 안색을 살폈다. 
아비는 재판 때문에 구치소에 들어가 있는 두 주동안 킴벌리만 걱정되었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인데 그 애의 주위에서 돌아가는 일이 너무 충격적일 것 같아 늘 신경이 쓰였다. 
그는 그러다가 자신을 나쁜 놈 하고 꾸집었다.
그는 은연 중에 딸 둘을 차별한 것이었다.
   "대디! 샤워!"
킴벌리가 아빠 운진을 욕실로 떠밀었다.
그런데 그 장면이 이상하게 익숙했다. 마치 늘 반복하는 것처럼.
운진은 킴벌리를 살짝 안았다. 딸을 그렇게 포옹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했다.

   형록이 핑게 김에 가게를 일찍 닫았다고, 운진을 찾아왔다.
   “바퀴벌레 하나 못 죽이는 양반이 사람은 잘 쳐?”
형록의 이죽거리는 농에 챌리가 싫어하는 반응을 보였고, 킴벌리는 헤헤헤 웃었다.
곧 이어 배가 또 부른 영아가 왔다. 
영아도 형부가 출옥한 날이라 서로 약속하고 일찍 닫았다고 말했다.
운진은 영아가 형록이와 합쳤는데 그의 노모가 생각났다.
   “형록아. 엄닌 아직... 계시냐?”
   “오오, 참, 모르셨구나. 참 일찍도 물어보시네.”
   “엉?”
   “가셨어요. 형네한테.”
   “오오, 난 또. 언제?”
운진의 물음에 대답 대신 형록이 영아를 돌아다보는 기색이었다. “나중에 얘기합시다. 사연이 길어요.”
   "..." 운진은 그래서 영아가 편안한 얼굴을 가졌구나 했다.
영아가 제 배를 보고는 어색한 미소를 보였다.
   "What's the rush... (뭐가 급해.)"
운진의 그 말에 영아가 입을 손으로 가리고 웃었다.

'[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2 2-2x012  (0) 2024.08.19
pt.2 2-1x011 20년 만에 얽힌 통화  (0) 2024.08.19
pt.2 1-9x009  (0) 2024.08.18
pt.2 1-8x008  (0) 2024.08.18
pt.2 1-7x007  (0) 2024.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