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pt.2 12-10x120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29. 04:50

   운진은 보름을 더 쉬고 구역에 나갔다.
그는 활발하게 걸을 수가 없어서 옆구리를 쥐고 다녔다. 
주문지를 팔꿈치로 누르고 오른손 하나로 기입하자니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
그래서 숙희가 같이 다니기 시작했다.
운진이 주문을 받으면 숙희가 기입하고, 그리고 그녀가 직접 운전했다.
가게 사람들이 숙희의 용모를 보면 전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운진과 같은 사람과 어울리거나 같이 살 여인으로 보이지 않아서였다.
   그러기를 보름여 더 지나서 경찰이 운진을 집으로 또 방문했다.
피습 사고 난 지 만 한달 만에 수 많은 제보가 들어왔고, 한 용의자가 지목되기 시작했다.
그 용의자는 목격자라고 나타난 사람들에 의하면 동양인 남자였다. 
키는 잘 해야 5 피트 8 에서 9인치 정도. 
몸무게는 140 파운드 정도. 
마른 몸매 등등 거의 동일시한 인물이 노출되었다. 
후디를 뒤집어 쓴 몽타주가 만들어져서 길거리마다 나붙었다.
숙희가 현상금을 2만불로 올렸다.
   "숙희씨, 돈도 없는데..."
   운진은 그런데다가 돈을 허비하는 것 같아 불만이었다. "경찰이 어련히..."
돈 2만불의 효력은 현상금이 올라갔다고 목격자나 제보자는 앞으로 나서라는 저녁 뉴스가 나가자마자 당장 나타났다. 
그 미쯔비시를 순환 도로 상에 세우고 다른 차에 타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그 차의 색깔과 모형 그리고 차종이 경찰에 알려졌다.
그리고 그 날의 비슷한 시각에 교통량을 관찰하는 순환 도로 선상의 카메라가 모두 뒤져졌다. 
며칠의 분량을 뒤진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수사가 다시 답보 상태에 접어 들었는데...
   챌리의 약혼자 개리네 집에서 현상금에다가 오만불을 더 얹었다. 즉 현상금이 칠만불로 된 것이다. 
그 현상금은 결정적인 제보자에게 지불되지만 검거에 공을 세운 경찰에게도 돌아간다. 
그런데 개리네의 그 선심이랄까 참견이 숙희의 목을 쥐는 것이라면...
개리 시니어의 직책이 기업과 기업의 합병 내지는 매각을 심사하는 자리에 있고. 
알트와 숙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주피터 뱅크의 프론티어 뱅크 합병을 그가 재조사 중이며, 아울러 제프의 주식 불법매각에 대해서도 재조사 중인데...
이쪽에서 청하지도 않았는데 그가 현상금을 보태준 것은 운진이나 숙희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깊이 관여하겠다는, 즉 간과하지 않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경찰이 단순강도나 원한관계로 수사하는 것과 달리 다른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경고인 것이다.
혹 최근의 숙희의 움직임도 모두 관찰되고 있다는 암시일 지도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챌리의 생부란 자가 어떻게 숙희의 셀폰으로 전화가 왔다.
거의 우연찮은 일로 사돈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되었다며, 조만간 만남을 가지자는.
숙희는 주위에서 미스테리우스한 자들이 그녀의 숨통을 쥐려고 하는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남편에게 집착하고 그의 마음을 돌리게 해서 보호와 협조를 받겠다는 욕심에는 변함없다.
그리고 제프에 대한 공판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지연되는 것이었다. 현재 주택감금인지 아니면 불구속입건인지 도저히 알 수 없고, 오하이오로 뉴 욬으로 돌아다니다가 온 이후로 연락 조차 없다. 
물론 '당연히' 이겠지만...
그 때 뉴 욕 경찰에게 조서를 꾸며 달라는 거였어!
그녀는 그렇게 아직도 제프를 대하면 흔들리는 것이었다. 올가즘의 기억 때문에.

   운진은 형록을 통해서라도 영아와 얘기를 했으면 하고, 속으로 바랬다.
보나마나 많이 놀랬을 텐데. 
연락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해 할 텐데.
운진은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척 하며 옆을 슬쩍 스쳐 지나간 그 자의 눈매를 기억한다. 
그 눈매는 일반인들과 매우 달랐다.
   "어차피 경찰이 자기 보고 대조 심문해 달라 할 텐데?" 숙희가 단정지었다.
운진은 그 자가 전혀 안면이 없다고 못박았다.  
백인놈 치고 작은 키란 것만 기억할 뿐.
   백인놈이 맞다면, 댁과 연관이 있지,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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