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pt.2 13-1x121 미스테리우스한 인물들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30. 00:30

미스테리우스한 인물들

   숙희의 말대로 경찰이 운진에게 출두 요청을 해왔다.
운진은 숙희의 부축을 받으며 관할 경찰서로 갔다. 
운진은 경찰이 용의자라고 한 자를 자세히 볼 것도 없이 아니라고 고개를 저어보였다. 
   "I remember the man's eyes. (그 남자의 눈을 기억합니다.)"
운진의 그 말에 경찰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피해자가 진술하는 용의자는 목격자들의 증언과 달리 동양인이 아니었다.
   둘은 경찰서를 나와서 숙희가 차를 출발시켰다. 
   "자기. 우리 정말 오랫만에 밖에 나왔는데, 뭐 먹고 들어갈까? 애들 꺼는 나중에 들어가며 시켜가구?" 
그녀는 남편에게 그렇게 미끼를 놓았다.
경찰이 어떤 연관인지 의문이라고, 숙희에게 질문한, 개리 시니어의 현상금 인상에 대해서 행여 남편이 궁금해 할까 봐 그럴 틈을 주지 않으려고.
부부는 늘 가던 음식점으로 갔다.

   "자긴 같이 살지만, 참 특이해. 그거 알어?" 
숙희가 본심을 털어 놓았다.
   "..."
   "내가 말도 없이 며칠 어디 갔다 왔는데도 왜 아직... 안 물어 봐?"
   "때가 되면 당신이 얘기하겠지... 하고 기다리나 부지."
그는 마치 남의 일처럼 그렇게 말했다.
   "내가 끝끝내 말 안 하면?"
   "..."
   "처음에는 자기가 내 목을 조르는 거 같아서 힘들구 화도 났는데. 그냥 내가 먼저 말하는 게 낫겠다... 싶네. 이따 집에 가서 말할게."
   "당신이 생전 처음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길래 괜히 물었다가 아픈 데 건드리는 게 될까 봐... 당신이 끝까지 말 안 해도 난 상관 안 하려고 했소."
   "그래? 그럼, 말 안 해도 그냥 넘어가 줄 수 있겠네?"
   "나도 차라리 안 듣는 게 나으면... 듣고 싶지 않소."
   "..."
   숙희가 남편을 건너다 보는데 눈주위가 촉촉해졌다. "나중에 때가 되면 말할께."
   "그러든지." 
운진은 솔직히 실망해서 이젠 관심 조차도 없다. 말든지.
그러는데 숙희가 전화로 일부러 연락을 한 딸 둘이 음식점 안으로 들어섰다.
   "아빠아."
   "하이, 대디!"
챌리와 킴벌리가 다가와서 아빠 운진을 한번씩 가볍게 포옹했다.
숙희가 챌리를 일부러 옆에 앉혔다. 
혹시나 개리 주니어에게서 무슨 소식이라도 가져왔을까 해서.
킴벌리가 아빠 곁에서 툭툭 쳤다. "유 오케이, 맨?"
   "예아..." 
운진은 언제나 씩씩한 킴벌리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운진은 많이 먹지 못하니 양이 작아도 영양가가 많은 오리탕이 시켜졌다.
숙희는 몸보신 한다고 사철탕을 시켰다.
챌리는 늘 잘 먹는 중화요리를 시켰다.
킴벌리는 곰탕을 시켰다.
숙희가 운진의 시중을 들어줄 뿐 네 가족은 조용히 식사를 했다.
각자의 머릿속에는 수만 가지 상상과 생각들이 오갈텐데.
챌리의 생부라는 자가 숙희에게 감히 접근하려는 수작이 못내 의심스러운데. 
그렇다고 숙희는 챌리를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그 신가라는 자가 감히 연락해 온 배후에도 누가 있다고 여겼다.
운진은 영아가 많이 놀랬을 텐데 하는 걱정만 자꾸 했다.

'[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2 13-3x123  (1) 2024.08.30
pt.2 13-2x122  (0) 2024.08.30
pt.2 12-10x120  (6) 2024.08.29
pt.2 12-9x119  (1) 2024.08.29
pt.2 12-8x118  (0) 2024.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