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pt.2 18-10x180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4. 04:23

   [헬로.] 
제레미의 음성이 술에 젖었다.
   [하이! 전화했어?]
   [그냥 끊더군.]
   [내가 안 받았는데... 남편이 그랬나 봐. 오해하지 말기를.]
   [먼저 했길래 응답으로 한 것 뿐이요. 왜 전화했소?]
   [합병 당하라니까 왜 고집부려서 팔려고 하다가 그런 말썽을 당해요?]
   [네가 알트에게 나를 골탕 먹이라고 한 게 아니고?]
   [노! 미쳤어? 내가 그런 바보같은 일을 왜 하겠어. 알트는 내가 작업해 놓은 것만 믿고 그의 회사의 주주총회에다가 그대로 말할 예정이었을 텐데.]
   [나는 이제 당신이라는 여자를 못 믿겠어.]
   [나한테 작업을 의뢰할 때는 언제고?]
   [랠프가 해보라고 해서 했는데, 당신은 역시 믿지 못할 여자야. 아주... 저질에다가 교활하고. 그리고 어떻게 남편을 그리 잘 속이며 살고 있나 이해가 안 가는군.]
   [남의 사생활에 간섭할 정도로 우리가 가까운가?]
   [너는 간섭할 가치가 있을까?]
   [내 사생활은 간섭하지 마!]
   [곧...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질 거야. 너 같은 여자 가만 안 두겠어. 그리고 너 같은 여자가 과거에 뭘 했었는지 아무 것도 모르고 성교하며 좋아할 당신의 남편에게 다 밝히겠어.]
   [닥쳐!]
   [랠프에게는 딸을 왜 안 보여주지? 너도 돌아보지 않으면서?]
   [닥쳐!]
   [넌 네 딸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아나?]
   [닥쳐!]
숙희는 고함을 지르지는 못하고, 그리고 밖을 보고는 통화를 얼른 끊었다.
집 앞 드라이브웨이로 차 세대가 한꺼번에 들어왔다.
비록 밤이지만 두 대는 알아보겠는데 세번째 차가 눈에 익지 않다.
한대에서 챌리의 체구로 보이는 그림자가 내렸다.
다른 차에서 킴벌리로 확신되는 그림자가 내렸다.
세번째 차에서는 아무도 안 내리고, 챌리와 킴벌리로 각각 짐작되는 그림자들이 그 차로 다가갔다.
그들은 차에 탄 이와 한참을 얘기했다.
   숙희는 딸들이 그 차가 떠난 후에 집으로 돌아서는 것을 보고야 창가에서 물러섰다.
   누굴까? 보이 프렌드 중에 몰고 다니는 차도 아니고?
   나가서 물어보면, 몰래 내다본 것이 들통날 텐데.
   그렇다고 불 꺼진 방을 들어와서 미리 말 할 애들도 아니겠고.
그러다가 숙희는 손에서 셀폰이 부르르 떠는 바람에 아! 하고 소리죽여 놀랬다. "응, 챌리."
   "아, 엄마, 자요?"
   "응? 으응... 자려고 누웠지. 왜?"
   "아아. 그러면 알았어요."
   "왜?" 
   숙희는 괜히 가슴이 철렁했다. "말해 봐. 왜?"
   "아니예요. 안녕히 자세요, 엄마."
   "왜애. 말해 봐."
   "아빤요?"
   "아빤... 지하실에. 왜? 아빠랑 관계되는 일 때문에?"
   "노... 엄마."
   "나?"
그럭저럭 챌리가 네 하는 대답 소리가 저 아래서 들려왔다.
숙희는 셀폰을 끄면서 낯선 차가 누구의 차일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낮에 보이던 베이지색의 경찰차는 아니었다.
어둠에 확실치는 않았지만 아마도 비싼 외제차 같아 보였다.
그런데 챌리나 키미가 아주 잘 아는?

'[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2 19-2x182  (0) 2024.09.05
pt.2 19-1x181 숙희의 실체  (0) 2024.09.05
pt.2 18-9x179  (0) 2024.09.04
pt.2 18-8x178  (6) 2024.09.04
pt.2 18-7x177  (0) 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