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가 쑤의 셀폰으로 통화를 시도했는데.
그 통화시도가 운진의 손에 걸렸다.
그는 집에서 술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헬로..."
"!!!" 무응답.
"후즈 디스!"
꾸룩!
운진은 방금 걸려온 전화 번호를 찾아서 기입해 놓았다.
한 놈이 찾고?
그는 아내의 셀폰에 들어있는 주소록을 주욱 뒤졌다.
'Wait! Who the fuck?... That bitch's husband? (가만! 누구야, 씨발? 그 빗치의 남편?)'
알트는 쑤의 셀폰을 남자가 받으니 놀라서 통화를 얼른 끊은 것이었다.
그래 놓고는 괜히 부화가 치밀었다. '만일 남편이 맞으면 쑤 빗치에 대해 폭로할 아주 절호의 챈스였는데!'
그냥 대놓고 '당신 부인은 왕년에 내 애첩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냐' 하고, 놀려줄 수도 있었는데!
알트는 백인 탐정의 조사 결과가 맘에 들어서 쑤의 남편이란 자를 바보쪽으로 여기고 싶은데, 저도 모르게 싸이코가 누차 경고한 것 때문에 놀란 것이다. 아니.
동양 남자의 음성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음침한 기운이 도는 '헬로' 소리에 알트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섬찟했던 것이다.
요게 숨나?
그렇다면, 빨리 서둘러야겠는데?
그나저나 그녀의 전화를 남편이 받아?
자리를 잠깐 비운 사이에라도 제 전화를 남편에게 받으라고는 안 할 텐데?
알트는 셀폰을 까불며 오늘도 쑤의 섹스 비데오를 보고 있다가 소파에서 상반신을 일으켰다. 희미하나마 사람의 윤곽을 어렴풋이 알아볼 정도의 테이프 재생이 갑자기 꺼지면서 텔레비젼 스크린이 청색으로 변한 것이다.
"오, 쒯!"
알트는 리못 콘추롤을 찾느라 주위를 더듬었다. "Shit! Where is it!!"
비데오 플레어에서는 지지지직거리면서 소위 테이프가 씹히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비데오 플레어 자체가 꺼졌다.
"오, 댐 잇!"
그렇잖아도 테이프인지 플레어가 가끔 듣기싫은 소음을 내며 돌아가다가 서곤 했는데.
"뻐낑 쒯!"
그는 그 좋은 힘으로 비데오 플레어를 잡아채어 방바닥 카펫에다가 내동댕이쳤다.
빠직!
그 소리가 났고, 곧 코를 찌르는 비닐 타는 냄새와 연기가 피어 올랐다.
알트가 쑤의 남편 앞으로 보내자고 벼르던 그녀의 섹스 비데오 테이프 하나는 그렇게 해서 끝났다.
알트의 손에서 리못 콘추롤이 대형 텔레비젼 스크린으로 날아갔다.
테이프는 잊고...
알트는 직접적으로 대할 방도를 찾기로 했다. 바보야, 아니면, very smart?
운진은 숙희의 셀폰 통화 역사를 주욱 뒤져서 방금 걸려왔던 번호가 가장 빈번했던 것을 발견했다.
알튼가 본데, 왜 칸탴트 이름에서 지워졌지? 흥!
그 다음이 G Ad.
'대문자 지, 띄우고 에이 디. 애드...'
운진은 그가 아는 한도 내의 이름을 짜맞춰봤다. '애담 갠지스!'
CPA. 즉 회계사. 일반 전화번호부에 나와 있는 그대로라면 검은 테 안경을 쓴 까만 머리의 백인새끼.
운진은 현재 구치소에 들어가 있을 거라는 D Jeff의 번호도 보았다.
그 다음이 C Jeremy.
그런데 그와의 마지막 통화가 한참 전이다. 그 싯점 이후로는 서로 통화를 안 했다는 말.
그리고 그는 M Ralph란 자의 이름과 번호에서 눈이 안 떨어졌다. 모르는 이름인데 이상하게 이상한 인연으로 인해 알아봐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Sunny 즉 설이의 이름도 나왔다.
T Timothy. 그런데 지역 번호가 메릴랜드의 410 도 443 도 아니다.
그런데 지역 번호가 설이와 같은 것이었다. '캘리포니아!'
통화 기록은 무(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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