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2 19-8x188

   운진의 셀폰이 진동하며 벨톤도 냈다.
운진은 발신인 확인도 헬로라는 응답도 하지 않고 셀폰을 귀에다 가만히 갖다댔다.
클맄!
   "아빠?" 챌리였다.
그는 화들짝 놀랬다. "어, 챌리니?"
   "주니어가 아빠를 만나고 싶어 해."
   "아니..."
   "아... You don't want to see him. (안 만나게.)"
   "밖에 자꾸 말 퍼지게 하지 말자."
   "아..."
   챌리가 바로 곁에 있는 누구에게 신호를 보내는 기색이었다. "알았어, 아빠!"
꾸룩!
운진은 변덕부리는 자신이 미워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짐 싸서 나가자 하는 마음과 싸우더니 정작 딸의 전화에다 대고는 밖에다 말 퍼지게 하지 말자고...
어쨌거나 이 겨울에, 제발로 걸어 들어갔지만 붙들려 있는 사람을 놔두고 헤어진다는 것은 너무 치졸하고 비겁하지 않나?
   어쨌거나 풀려나는 것이라도 보고, 그 때 가서 헤어지더라도 늦지는 않으니까.
   아니! 이대로 나가자.
   아니다!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자...
그는 아내야 어쨌든 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어 나갔다.
그 날 따라 답답하고 조급한 그의 마음과 달리 들르는 곳마다 시간을 끌었다.
운진은 그가 옛날에 했었던 가게를 마지막 차례로 들렀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아주 어려서부터 알았던 그러나 이제는 청년이 된 흑인을 마주쳤다.
   "엉클 운 제이!" 
노랑 머리로 물들인 그 청년이 동네가 떠나가라고 소리질렀다.
운 제이는 그를 반갑게 대했다. "주몰? 워썹, 싸이코!"
노랑 머리의 싸이코 주몰이 운 제이를 가게와 가게 사이의 골목 구석으로 몰았다.
   [엉클의 와이프를 만났어. I'm fucking sure!]
   "From where?"
   운진은 그렇게 물어놓고 주몰이 이상했다. [내 와이프는 어떻게 알고?]
   [영.]
   "영?" 
영이라면 예전에 손님들이 영아를 부르던 이름이다.
   "Where is she? Is she okay now? (그녀는 어디 있소? 그녀는 이제 괜찮소?)"
주몰의 그렇게 묻는 말투가 제법 심각했다.
   "What do you mean?" 운 제이는 또 다른 걱정을 가졌다.
주몰이 들려준 얘기는 운진에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운진 그가 조가를 화단돌로 때리고 구금되었을 때 숙희가 가게로 찾아와서 영아와 얘기하는 것을 주몰이 우연히 봤었고. 
같은 여자를 알트의 별장에서 다시 봤는데.
주몰은 쑤를 다시 봤을 때 얼른 못 알아봤지만 동양여인인 것에 몹시 꺼려졌었다고.
   "I was supposed to fu... (나는 그녀를 하기로...)" 
   주몰은 차마 엉클 운 제이에게 그녀를 욕 보인다는 뜻의 에프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쓸 수 없었다. [펜실배니아에 있소. 가르쳐 줘, 엉클?]
운진은 시침떼고 주문서철에 따로 끼워 다니는 종이를 꺼냈다.
주몰이 그 종이에다가 대충 지도를 그리고는 네모를 그려 넣었다.
그 장소는 메릴랜드 주에서 83번 도로 북쪽으로 타고 펜실배니아 주로 넘자마자 동쪽으로 빠진다.
   "What place is this? (이게 어떤 데라고?)"
   "That's the place where your wife used to live. (당신의 와이프가 전에 살던 곳.)"
운진은 고개를 크게 끄떡였다.
   "She was good in fight. (그녀는 잘 싸우는 사람이었소.)"
주몰의 그 말에 운진은 고개를 또 끄떡였다. 대충 무슨 얘긴지 알겠군!
그리고 운진은 제프란 자가 아내를 그 곳으로 끌고 갔다는 싯점도 확인하게 되었다.
   내가 습격 당하고 병원에 있던 동안 별 지랄 다 하고 다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