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pt.2 7-9x069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24. 05:33

   한달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고 마지막 단계인 세틀먼트 때에 맞춰서 숙희가 혼자만 아주 돌아왔다. 
그녀는 이번에는 큰 안경을 쓰지않았다. 
   “설이는 거기서 결혼하고 살 거나 봐요.” 
   그녀가 둘의 일에 아무 관련도 없는 설이 얘기로 말을 꺼냈다. "재판 끝났다면서요?"
숙희가 운진더러 처신을 잘 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아무 여자나 접근한다고 넙죽넙죽 덤벼든 댓가라고 호통을 쳤다. “되도록 그들은 멀리 하세요. 내가 불편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게 운진씨에게도 좋으니까. 돌아가신 분의 친정과도 끊으세요.” 
그녀의 말에 운진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아니. 
그는 입을 다물기로 한 이유가 있다.   
   “You’d better listen to her, dad. (아줌마의 말을 듣는 게 좋을 거야, 아빠.)” 
딸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했을 때도 그는 잠자코 있었다.
숙희는 운서언니네도 멀리 뜨라 하라고 시켰다. 
그는 그녀가 주위에 남아 있으면 신경쓰이는 무리들을 몽땅 멀리 보내고 이십에에커도 넘는 땅에 방만 여섯개도 넘는 저택을 널널이 쓰며 식구끼리만 살자고 했을 때도 잠자코 있었다.
숙희는 심지어 하나 뿐인 공희도 멀리 한다고 했다.
그런 말에도 운진은 잠자코 있었다.  
아직 식을 올리지 않은 상태라 숙희가 방을 따로따로 쓰자고 했을 때도 잠자코 있었다.
운진 그가 그러는 데에는 한가지 이유가 있었다.
   킴벌리가 B로 장식된 2분기 성적표를 숙희에게 내밀었다.
   “Good job! Show me all A’s. Then I will buy you the car you want. (잘 했어! 나한테 모두 A만 보여줘. 그러면 네가 원하는 차를 사 준다.)” 숙희가 말했다.
킴벌리의 입이 벌어졌다. “Are you serious? (정말요?)”
   숙희가 챌리와 헤어진 남자친구를 만났다. 
그 남자는 숙희가 챌리의 새 엄마가 될 거라는 말에 묘한 눈빛을 표했다. 
어쨌거나 운진과 딸들은 잘 다리 쭉 뻗고 누울 장소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운진이 바라는 것이었다. 
딸들이 자립할 때까지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주자고.

   며칠 후 그 쪽 집에서 챌리에게 사과쪼의 꽃다발이 왔고, 가져갔던 벤즈도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챌리의 남자친구가 진심으로 시과했다. 
챌리는 당연히 거절하고 펄펄 뛰었다. “아줌마! 난 싫어요! 아줌마, 왜 그러세요?”
   “너 좋아했었다며? 너희 둘이 헤어진 이유가 뭐였는데?”
   “어쨌든 난 싫어요!” 
챌리가 토라져서 자리를 뜨려는데 숙희가 불러 세웠다. 
   “엄마가 없다고. 그리고 아빠가 억울하게 랔덥 되었는데 자기네 전통을 내세워 너희 둘을 갈라 놓았잖아? 그런데, 내가 이제 네 새 엄마가 되면 그들이 할 말이 없잖아." 
   “제 엄마는 아니시잖아요?”
   "왜, 새 엄마는 자격이 없대니? 네 아빠는 맞고?”
   “네?”
   “너 좀 맞아야겠는데? 이제 와서 내 엄마 내 아빠 따지겠다? 엄밀히 말하면 넌 지금 아무도 없네? 그래서 이제부턴 어떻게 할 건데?”
킴벌리가 챌리보고 잘못했다 하라고 종용했다.
챌리가 서러운 울음을 터뜨렸다.
   "내가 니 인생에 간섭하는 게 아니지. 네가 니 보이 프렌드와 헤어져야 했던 이유들이 이제 다 해소되니까, 찾아오잖아."
   "싫어요!"
   "너 정말 나한테 혼 좀 나야겠구나!"
   "저한테 이러지 마세요."
   "왜? 나 니네 아빠랑 결혼할 거니까!"
   "아빠랑요?" 챌리의 얼굴에 묘한 감동이 스쳤다.
   "너 아빠 맞어?"
   "그... 네! 아빠 맞어요!"
   "그럼, 나 니 엄마야. 됐지?"
킴벌리가 제 언니를 뒤로 보냈다. "That's right!"

'[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2 8-1x071 결혼식과 이방인  (0) 2024.08.25
pt.2 7-10x070  (0) 2024.08.24
pt.2 7-8x068  (0) 2024.08.24
pt.2 7-7x067  (0) 2024.08.24
pt.2 7-6x066  (0)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