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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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26. 00:40

   챌리를 초대한 이들은 벤틀리 차에서 내렸다.
레스토랑 앞에 차가 대어지니 버스 보이들에 의해 문이 열어지고, 멀리서 보더라도 그 값이 만만치 않은 것 같은 밍크 코트 차림의 백인 여성이 내렸다. 그리고 훤칠한 키의 백인 남자가 내렸다. 그리고 호리호리한 키의 젊은 남자가 내리고 틴에이저로 보이는 여자가 내렸다. 
젊은 남자가 손목 시계를 들여다 보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 벤틀리 차는 소리도 없이 미끄러져 갔다.
곧 이어 우디의 아이보리 색 렠서스 차가 와서 닿았다.
앞서 내린 젊은 남자가 렠서스 차의 뒷문을 열었다.
챌리가 내리고, 그 둘은 가벼운 포옹을 했다.
쑤가 버스보이에 의해 문이 열어지고, 킴벌리가 언니의 뒤를 이어 내렸다.
우디는 차를 움직이려다가 벨렛 파킹 시키는 이가 다가오는 바람에 내렸다.

   한 접시에 무엇이 담겨져 나오든 삼십불을 홋가한다는 최고급 레스토랑.
이제 우디는 그런 곳에 와도 닭살 솟는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그 동안 아내 쑤를 따라서 여러 곳을 다니며 배웠다. 매너도.
남자들의 악수가 오가고, 여자들의 가벼운 포옹이 오가고...
그들은 독방으로 안내되었다.
우디는 아마 전 같았으면 으리으리한 방 구조에 두리번거렸을 것이다. 그러나 우디는 슬쩍 둘러보는 척만 하고 안내 되어진 자리에 앉았다. 남자측 아버지가 한쪽의 중앙에 앉으려다가 우디가 그의 줄의 끝으로 가는 것을 보고는 얼른 움직여서 마주 보이는 자리로 옮겼다.
   "This is good idea! (좋은 생각이요!)" 그가 웃었다.
여자들이 각 줄의 중앙에 앉고 서로 마주봤다. 화사한 모습의 쑤가 이사람 저사람 둘러보며 신경 써주는 미소를 보낸다. 그러나 누가 자세히 봤다면, 억지 미소가 분명했다.
미리 선약된 대로 얄팍한 접시에 파슬리가 띄워진 수프들이 먼저 나왔다.
수프는 스푼으로 내 앞에서부터 밀어내는 식으로 떠서 먹는다. 소리내 지않고. 
수프가 바닥에 남아지면 접시 앞을 살짝 들고 두어번 정도 더 뜨는 시늉을 하고 스푼을 접시에 가지런히 놓는다.
그러면 웨이터나 웨이추레스가 와서 냉큼 치운다.
그쪽 집 딸이 깜빡 잊었는지 아니면 결혼식 때 오지않았는지 쑤에게 손을 조금 들어서 보였다. "How long you've been married? (얼맛동안 결혼했나요?)"
쑤는 냎킨 천으로 입 언저리를 만졌다. "This is second year. (이제 2년 째지.)"
   "Wow! You look like an old couple. (우와! 오래된 부부처럼 보여요.)"
   "We're trying. (우리는 노력하고있지.)" 쑤는 미소를 보내주었다.
그 집 가장 개리(Garret) 시니어가 미소를 지었다.
   "I heard about a long history. (어떤 긴 역사에 대해 들었죠.)"
개리의 그 말에 쑤는 얼굴이 붉어졌다.
   "Yes! Very impressive! (그래요! 매우 감동적인!)" 
   그 집 안주인 에마(Emma)가 새삼스럽게 감동적인 눈빛을 띄웠다. "25 years apart until reunion. (재결합 때까지 25년을 떨어져 있었던.)"
그 집 아들 개리 주니어가 일어나는 자세를 취했다. "Should we get another room? I thought we are the main reason for the night. (우리 다른 방을 가져야 할까? 우리가 오늘 밤의 주 이유인줄 알았더니.)"
   "Nah... You'll get used to it! I heard that a lot so I'm not even jealous any more. (아니... 너도 익숙해질 거야. 하도 들어서 이젠 질투도 안 나.)" 챌리가 응수했다.
킴벌리가 늘 그러듯 헤헤헤 하고 웃었다.
카트가 여러개 일렬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Mm, mmm! Smells good! (으음! 냄새 좋군!)" 개리 시니어가 냎킨을 무릎에 펼쳤다.
우디는 냎킨 천을 목에다 걸었다.   
쑤의 손이 그의 냎킨을 매만져 주는 척 했다. 사실 그녀의 손은 떨고 있었다.
연방거래위원회의 디렠터인 개리 손더스키를 이렇게 만난 것은 그녀에게 행운이요 부담이었다.
그녀는 이런 자리를 마련하도록 캘리포니아에서부터 엄청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다. 
다행히 챌리가 손더스키 주니어와 맘이 맞아 잘 넘어가려는 것 같아 안심인데.
그러나 그녀는 훗날 남편 된 우디가 막강한 권력을 가진 개리 손더스키 시니어를 작살 내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하고 있다.
   우디가 그녀에게로 손 들어주기 시작하면서 해치우는 사건해결이 무시무시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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