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은 여행용 사이즈의 작은 손가방을 리빙룸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는 소파에 마치 무너지듯 앉았다.
아무도 없이 썰렁한 집.
숙희가 탐에게서 매입할 때부터 맘에 안 들었던 집.
그의 손에는 숙희의 빨간색 셀폰이 쥐어져 있다. 그의 손가락은 셀폰의 주소록을 아래 위로 누르며 장난하고 있다.
그의 손동작이 멈추며 그의 부릅 뜬 눈이 셀폰 스크린을 노려보았다.
'이거 누구야! 애드 지. 애담 갠지스 씹쌔끼!'
"헬로!"
그의 음성은 당연히 거칠게 나갔다. "You'd better talk! (말하는 게 좋을 걸!)"
꾸뤀!
'이 새끼들이!'
운진은 리턴 콜을 눌렀다. You'd better answer! 대답하는 게 좋을 걸!
그러나 회계사 애담은 당연히 응답을 하지않았다.
개리가 눈만 내리떠서 책상 위에 놓은 셀폰을 봤다.
"He's not a smart guy. (그는 똑똑한 사내가 아니구만.)"
쑤도 눈만 움직여서 개리의 셀폰을 내려다봤다. '443... 아담이네!'
[이런 자를 믿고 돈 세탁에 돈 관리를 맡긴 당신이 참 대견하오.]
[아직까지 본 중에 가장 천재예요.]
[아직까지야 당신의 몸을 접하고 있으니 하라는 대로 하겠지.]
[난 결혼한 이후로 나를 지키고 있어요! 말 함부로 하지말아요!]
"Who's going to believe that! (누가 그걸 믿을 건데!)"
"I don't care if you believe it or not. (당신이 믿든 안 믿든 난 상관 안해요.)"
[그러면, 당신은 당신의 남편 앞에서 떳떳하오?]
허걱!
쑤는 숨이 막혔다.
셀폰의 부르르 진동하는 것이 멎었다.
[당연히 떳떳하지 못 하겠지.]
개리가 쪽지 하나를 밀어보냈다. "Write down something for your husband. (당신의 남편을 위해 뭐든 적으시요.)"
[말하자면, 뭘 쓰라는 거예요?]
"Like, I'm fine. (말하자면, 나는 괜찮다.)"
쑤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개리를 외면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그 종잇조가리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는 두어줄 정도를 흘겨갈겼다.
"What did you write? (뭐라고 쓴 거요?)"
"I wrote 'I'm fine' in Korean. ('나는 괜찮다'를 한국어로 썼어요.)"
[아니어도 상관없소. 당신의 남편이 읽을 테니까.] 개리는 말끝에 비양거렸다.
[나는 언제쯤 풀려나나요?]
"The committee didn't agree with your statement. They want more details. (위원회는 당신의 진술과 동의하지않았소. 그들은 더 자세함을 원하오.)"
[내가 자수한 것에 대해서만 조사해요.]
개리가 고개를 저었다. [당신을 여기에 놔두면 놔둘수록 당신의 입에서 신기한 사실들이 나오는데, 순순히 보내겠소?]
"I didn't say much to them. (그들에게 많이 말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프론티어 뱅크를 클로버 코포레이숀에게 안 넘어가게 하고 오라이언 뱅크로 넘어가게 불법작업한 사람이 당신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오? 바보 같이?]
허걱!
쑤는 말문이 꽉 막혔다.
"That's fraud! Life! (그건 사기야! 종신형!)"
개리의 말에 쑤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했다. 금융사기로 감옥에서 평생 산다고?
[Dumb!... 다행히 내가 그 리더와 친하오. 그래서 당신이 말한 그 대목을 삭제했소. 오늘 당신의 남편이 선정한 변호사에게 연락이 갈 거요.]
개리가 어이없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었다. [당신 때문이 아냐. Do you understand?]
숙희는 정말 눈물이 나왔다. "How much do you know about Wo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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