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표정관리가 많이 필요했다.
"아니! 난 왜 불렀소?"
"애기 낳으면... 방에서 같이 재워야 하잖아, 응."
"그렇지?"
"그럼, 애기 침대 보러 갈까?"
"그러든지."
운진의 팔이 숙희의 어깨 한쪽을 감쌌다.
그러면서 열발짝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딴청 부리는 백인 남자 하나를 유심히 봤다. 아니.
그는 그자를 째려봤다. 혹 카메라 같은 것을 가졌나 해서.
숙희가 이번에는 유야용 옷들과 용품만 파는 가게를 기웃거렸다.
운진은 그자가 이쪽을 흘낏 보다가 눈길이 마주치자 돌아서는 것을 봤다.
"여기 잠깐 있을 거지?"
운진은 아내를 여자들 틈으로 밀었다. "나 쉬 좀 하고 오려구."
숙희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I'll be right back! (금방 돌아올께!)"
운진은 그 말을 주위 사람들이 듣게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 가게를 얼른 나섰다.
그는 그 백인 사내를 향해 곧장 다가갔다. 혹 남을 가지고 실수할까 봐 조심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자가 쇼 윈도우를 통해 반사되는 풍경을 보다가 화들짝 놀랐다.
운진의 손이 그자의 옷을 잡으려는 찰라, 그자가 후닥닥 달아났다.
'오늘은 이 정도만!'
운진은 쫓아가지 않고 이내 돌아섰다. '누가 또 따라다니나?'
운진은 정말로 공중 화장실을 쓰고, 숙희를 두고 온 어린이 옷가게로 돌아갔다.
[알아보더라고?]
알트가 신음처럼 말했다. "I was told that he's a jerk. (그는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들었는데.)"
샤핑 센터에서 우디로 부터 달아난 자가 한발 뒤에 선 위치에서 고개를 숙였다.
"Interesting... (흥미롭군.)"
알트가 고개를 불편하게 끄떡였다.
그의 앞에 주욱 둘러선 무리 중 하나가 한발 나섰다.
[제레미도 종종 그럽니다. 그자를 처음 미팅 때 만났는데, 몹시 불편한(uncomfortable) 눈빛으로 지켜봤다고.]
[나도 한번 좀 봐야겠는걸?]
[버지니아에서 올 때도...]
부하가 말을 하다 마는 것을 알트가 역시 불편한 기색으로 쳐다봤다. "How's he doing? (그는 어떻게 하고 있나?)"
[끝내 반신불수로(paralyzed)...]
[으으음!]
알트는 부하들이 버지니아에서 메릴랜드로 들어오는 벨트웨이를 운전하다가 사고난 것만 생각하면 몹시 언짢고 그리고 서서히 겁이 난다. 그 사고 때 옆좌석에 앉았던 부하 하나가 아주 크게 다쳐서 불구가 되었다. [그 놈이 부인을 옆에 태우고도 그런 무모한 짓을 하다니?]
[경찰은 우리가 협조를 안 하니까 조사를 접었습니다.]
"Damn it! (댐 잇!)"
일트는 책상을 내리쳤다.
그는 심복더러 남으라 하고 나머지들은 나가라고 손짓했다. [휴가 가.]
두 명이 서로를 보고 묘한 표정을 지으며 방을 나갔다.
둘이만 남자 알트는 말을 내뱉었다. [그 놈이 그냥 보통 놈이 아닌가?]
빌리의 고개가 가로 저으려다 멎었다.
[천상... 네가 움직여야겠다.]
알트의 그 말에 빌리의 입 가에 묘한 웃음끼가 피었다. "No problem, boss!"
[그 빗치는 널 보기만 해도 주저앉을테니까.]
"What do you want me to do with him? (그는 어떻게 하길 원하시요?)"
"Just get that bitch first! (우선 그 년부터 잡아!)"
"No problem!"
알트는 그 다음말을 입 밖으로 못 내었다. But be care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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